[대학생이 쓰는 대학생 이야기]20대 포크 싱어송라이터 최준혁

대부분 20대 청년들은 학업이나 취업에 얽힌 스트레스를 견뎌 가며 '세상의 기준'에 들어맞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한다. 하지만, 여기 그런 기준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가는 청춘이 있다. 포크 싱어송라이터 최준혁(22·창원시 진해구) 씨. 그는 굳이 대학을 가거나 좋은 직장을 얻거나 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세상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만든다. 아직은 청춘이기에 이런 삶이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그는 자기만의 삶에서 희망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삶과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시대와 사회 대변하는 포크 하고파요"

"중학교 때부터 습관적으로 글을 적고 곡을 붙이며 혼자 놀았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에 음악을 좀 더 편하고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었고요."

최준혁 씨는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기타를 치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게 됐다. 그 뒤로 손에서 기타를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곡도 쓰고 사람들 앞에서 공연도 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됐다.

지난해 창원 '묘지'에서 공연하는 모습.

그는 음악을 통해 먹고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대신 음악 자체를 좋아하고 즐긴다고 했다.

지난 7월 6일 그의 첫 앨범 <시선>이 발매됐다. 그가 노래를 만들고 부르기 시작한 5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지금 나이가 22살이니 그가 고등학생 때 만들었던 노래도 수록되어 있다.

최준혁 씨는 꾸준히 지역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게스트 형식의 공연도 꽤 많았지만, 진주에 있는 '부에나비스타', 통영의 '수다'나 창원의 '묘지'에서 단독 공연을 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창원대학교 앞 문화카페 '오색'에서 첫 앨범 <시선>의 발표회도 열었다.

"음악 활동이라고 크게 이야기하기에는 부끄러운 면도 있어요. 그저 노래하고 싶은 곳에 찾아가 노래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죠. 하지만, 가능하면 복잡하지 않고 '음악만 남을 수 있는 공간'에서 노래하고 싶어요."

그는 공연 하나하나마다 다가오는 느낌이 다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포크 정신'을 느끼는 공연들은 따로 있다.

"한 번씩 하게 되는 자선 공연 같은 게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어요. 특히 얼마 전 마산 창동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평화나비 콘서트에서 했던 공연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내가 하는 음악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이렇게 시대와 사회를 대변하는 포크 음악을 해야겠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죠."

싱어송라이터 최준혁 씨.

◇"메시지가 녹아든 음악을 만들고 싶죠"

지금도 최준혁 씨는 음악을 돈벌이 등의 '도구'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보다 그 자체로 좋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와 더불어 그는 곡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대신, 그것마저 필요 없을 정도로 메시지가 음악에 다 녹아 있어 음악 그 자체만을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을 꿈꾸고 있다.

그는 자기 노래 안에 전달하고픈 '메시지'를 담아 관객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메시지 중심적인 음악이 그가 생각하는 '좋은 노래'다.

그의 음악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그 해석 또한 음악을 듣는 관객의 몫이다. 예컨대 이번 앨범에 수록된 '바람아 너는'이라는 곡은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만든 것이다.

"가사를 상상해서 쓰기보다는 주로 느꼈던 감정을 중심으로 쓰는 편이에요. 가사를 생각하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이 떠오르면 즉각 써내려가죠. 제 음악에는 슬픈 노래가 많아요. 하지만, 그 슬픔 속에 희망을 담고 싶어요."

이번 앨범의 수록곡 중에서 최준혁 씨가 가장 애정을 가진 노래는 타이틀곡인 '시인의 마을'이다. 어릴 적 살았던 동네에 관한 이야기를 비유적인 표현을 통해 담았다.

이렇듯 그의 노래 대부분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경우가 많다. 또한, 그는 건강한 '생활'에 '건강한 음악'이 깃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언제든 생활이 먼저 바로 서야 제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음악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진솔한 음악을 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다.

◇"일상이 곧 작곡 무대예요"

최준혁 씨는 작곡을 따로 배우지는 않았다. 작곡은 그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

"퇴근하고 주로 집에서 기타를 쳐요. 그냥 기타치고 싶다 생각이 나면 기타를 치고, 곡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곡을 잡고 있는 편이에요."

그렇기에 그는 싱어송라이터로서 기술적으로나 음악적으로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다. 최준혁 씨에게 음악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주장하며 답답함을 풀어낼 수 있는 '창구'이다. 때로는 그가 꿈꾸던 것을 사람들 앞에서 소리 내어 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공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은 교만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삶에 충실하고 음악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특히 음악은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고요, 그렇게 되기 위해 건강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삶의 목표죠."

최준혁 씨는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살지 않는 게 많이 불안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 하지 말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려 한다.

"나는 바르고 성실하게 살 것이니 그냥 내가 맞다고 믿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에 못난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나의 기준에 맞춰 나의 행복을 찾고, 그것에서 안정감을 얻으며 살아야겠죠." /양청(경상대 3)

※ 지역민 참여 기획 '대학생이 쓰는 대학생 이야기'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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