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대학진학전문위 김종승 교사 자소서 잘 쓰는 법
진정성·구체적 기술 중요…대리 작성 드러나면 합격 취소

다음 달 1일 대학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2017학년도 대학 입시 수시전형 선발 인원은 전체 신입생의 70.5%에 달한다. 수시모집은 학생부교과, 종합전형과 논술, 실기 등 4가지 전형이다. 대학 수시모집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다. 교과 성적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 면접 등을 종합해 당락이 갈리다 보니 일명 자소서로 불리는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떻게 하면 나를 돋보이게 하는 자소서를 쓸 수 있을까? 경남교육청 대학진학전문위원단 김종승(진해여고 교사) 진학기획팀장에게 자소서 잘 쓰는 비법을 들어봤다. 김 팀장은 "자소서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이 직접 쓰는 것이다. 부모님이 대신 써주는 경우가 간혹 있긴 한데 자소서는 '자녀소개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표절, 대리작성, 허위사실 기재 등이 발각되면 불합격되며, 합격 이후라도 입학이 취소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정된 생활기록부를 통해 알 수 없는 학생 개개인을 평가하려고 만든 의도를 알면 좋은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소서는 모든 대학이 같은 형식을 활용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정한 공통문항 3개(모두 3500자)와 대학별 자율문항 1개(1000~1500자) 정도다. 자소서 대교협 공통문항과 답변 요령을 살펴본다. 

김종승 교사

① 고등학교 재학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 자소서 1번 항목은 '학업 역량'이 주된 평가 대상이다. 고교 3년간 어떻게, 얼마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했는가를 물어보는 것이다.

'하루에 20개씩 수학 문제를 풀어서 2학년 2학기에는 1등급을 받았다'와 같이 흔한 공부 방법이 아니라 어떻게 수학 과목에 흥미를 갖게 됐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원하는 결과를 도출했는지를 적어야 한다. 또, 대학이 원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학생이 우리 대학에 와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1번 항목은 소재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야간자율학습 600시간, 영어 단어 암기법, 수학문제풀이법 등은 진부하다. 그런 소재보다 진로와 관련해 공부해 본 것, 학교 수업이나 수행 평가, 발표 수업 등에서 깊이 있게 공부해 본 내용을 소재로 택하는 것이 좋다.

②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1500자 이내)

- 자소서 2번 항목은 △학업역량 △사고의 깊이 △다양성을 평가하는 문항이다. 특히 질문에서 '본인이 의미를 두고'라는 표현을 잘 해석해야 한다. 이를테면 과학동아리에 가입했다면 어떠한 동기를 통해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됐으며, 그것을 통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정확히 기술해야 한다.

학업역량과 관련한 소재는 수상내역과 우수교과에서 찾을 수 있고, 사고의 깊이와 관련한 소재는 독서활동과 탐구대회, 소논문, 과제연구 등에서 찾으면 된다.

1500자 기준으로 상위권 대학은 750자×2가지 주제를, 중위권 대학은 500자×3가지 주제를 쓰는 것을 각각 추천한다. 상위권 대학은 깊이, 중위권 대학은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③ 학교생활 중 배려·나눔·협력·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 각 대학은 자소서 3번 항목을 통해 봉사와 리더십을 평가하길 원한다.

배려, 나눔, 협력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쓰는 학생이 일부 있는데, 이는 금물이다. 각 대학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지원자의 생각이 아니라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한 사례와 경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소서 3가지 공통 항목 가운데 3번 문항은 유일하게 고등학교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체육대회나 동아리 활동 등 뻔한 소재는 지양하고, 지역과 관련되거나 자신이 직접 경험한 활동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게 좋다.

예를 들면 '학교 주위의 복지관을 알게 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자 학교에서 바자회를 열어 그 수익금을 전달했다'는 내용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주의사항>

◇자소서는 자녀소개서가 아니다. 자신이 직접 써야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는 만큼 부모가 대신 써주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남이 써주면 자기소개서에 '자기'가 빠질 수 있다.

◇교내에서 받은 상의 명칭은 표기할 수 있지만, 토익, 토플, 한국어, 한자능력시험 등 공인어학성적을 열거하면 안 된다. 0점을 받을 수 있다.

◇부모, 친인척의 구체적인 지위나 직장명은 절대 쓰면 안 된다. 많은 학생이 범하는 오류지만 집안의 소득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도 감점 요인이다.

◇미사여구를 동원한 문체도 피해야 한다. 화려한 문체는 설득력과 진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평가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존댓말로 자연스럽게 써야 한다.

◇소재는 본인의 학생부를 키워드를 정리하면서 찾아내면 도움이 된다. 최대한 많은 소재를 모았다가 입학 사정관의 눈길을 끌 수 있거나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게 뭔지 골라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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