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0일) 길을 걷다가 아파트 분양 홍보 전단을 받았다. 지난해 말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에 나선 이 아파트는 아직도 이렇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보물을 나눠주던 이에게 "총 몇 가구가 남았느냐"고 묻자 "70가구 정도 남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사실 이 아파트는 솔직한 편이다. 정확한 수치인지는 의심해볼 수 있지만, 미분양 물량이 얼마만큼인지 밝히기 때문이다. 반면 이곳보다 규모가 훨씬 커 창원시 아파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2개 단지는 "너무 많이 남았다", "전부 팔지는 못했다"라는 소문에 휩싸여 있다.

창원 중동 유니시티 1·2단지는 2867가구를 모두 분양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들을 만나보면 "너무 물량이 많아서 전부 팔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019년 입주 때까지 스리슬쩍 분양되는 물량이 있는지 파헤쳐보면 '완판'(전부 팔렸음)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니시티는 오는 10월 중순 분양할 3단지(1465가구)와 4단지(1768가구)까지 합치면 총 6100가구로 워낙 대규모여서 분양을 순조롭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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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부영 월영 '사랑으로' 아파트 단지도 모두 4298가구다. 지난 5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그런데 중개업계나 행정에서도 "아주 많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상담을 해도 전체 몇 가구가 남았는지 밝히지 않고, 원하는 아파트 동수를 알려주면 남은 호수 몇 개나마 알려준다.

아무리 영업비밀이라고 하지만, 건설사들은 숨김없이 미분양 물량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도시 전체 아파트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맞출 수 있고, 도시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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