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스님 비하" 비판에 시 음원 등록취소 요청
2000만 원 들여 만든 '내원사의 밤' 예산낭비 논란

양산시가 지역 경제활성화와 시 홍보를 위해 만든 가요 '내원사의 밤'에 대해 음원 등록취소 요청을 한 사실이 드러나 예산낭비 등 논란을 빚고 있다.

양산시는 최근 음반협회에 '내원사의 밤'을 음원 등록취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음원 등록취소 요청을 한 '내원사의 밤'은 지난해 3월 양산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며 양산노래 공모전을 열어 접수된 응모작 중 하나로, 통도사와 함께 양산지역의 유명 사찰인 내원사에서의 추억 등이 노랫말에 담겨 있다.

시는 지난달 양산 노래인 '내원사의 밤'을 지역출신 가수에게 부르게 하고 2000만 원을 들여 음반을 제작·배포하는 등 양산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내원사 등 불교계가 노래 가사 중에 불교와 비구니 스님을 노골적으로 깎아내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홍보중단 등을 요구했다.

논란이 된 가사는 1절 '내원사에 밤이 오면 떠난 임을 못 잊어서 솔바람만 울고가네'와 2절 '내원사에 밤이 오면 애달픈 이내 심정 풀벌레만 아는구나'이다.

불교계는 '비구니 사찰인 내원사의 스님들이 마치 옛날 임을 못 잊어서 스님이 됐다든지 야밤에 사무치게 임을 그리워한다'는 등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산시는 내원사와 통도사를 잇달아 찾아가 "불교계를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다. 창작행위에 대한 오해를 거둬 달라"고 요청하는 등 고군분투했으나 무산됐다.

이에 따라 양산시는 음원 등록취소 요청과 함께 시 홈페이지 등에서 가요 '내원사의 밤'과 관련된 음원과 홍보문구를 삭제했다.

김용기 양산시 문화관광과장은 "사찰 측의 요청으로 '내원사의 밤'의 홍보를 중단했다"며 "작사가와 가수와 제목을 내원사의 밤에서 천성산의 밤으로의 변경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수 측에서는 노래 제목을 '천성산의 밤'으로 할 경우 기존의 양산홍보 효과와 노랫말에 담긴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한편 양산시는 지난해 양산을 소재로 한 양산노래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양산에서 맺은 첫사랑'은 유명 트로트가수인 김용임 씨가 부르게 했으며, '오! 마이 양산'은 양산시립합창단이 불러 양산삽량문화축전 등 각종 행사에서 부르게 하며 양산 홍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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