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키우고 만지며 자연생태 '생생 체험', 곤충 생산·교육 장소로 일자리 창출·경제활력 기대

창녕군 우포늪에 가장 많이 날아다니는 곤충은? 잠자리다. 잠자리는 수서곤충 가운데 종류와 개체수가 가장 많으며 생태계 1·2차 먹이로 우포늪 생태계의 균형을 맞추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환경지표종(깃대곤충)이다.

창녕군은 잠자리를 포함해 우포늪에 서식하는 곤충을 활용해 자연 생태 학습 기회를 주고, 곤충 생산과 곤충 체험으로 관광자원을 구축해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우포 곤충어드벤처관'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우포 곤충어드벤처관의 비밀을 먼저 들여다봤다.

◇왜 잠자리를 테마로 했나

곤충어드벤처관 건물보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인 전시 내용이다.

전시의 모든 것을 만들고 있는 창녕군농업기술센터 농축산유통과 홍성택(35) 씨는 "전시 내용의 핵심은 교육과 체험"이라고 강조했다.

홍 씨는 김충식 창녕군수가 곤충어드벤처관을 위해 2012년 특별히 채용한 곤충, 특히 잠자리 전문가다.

그는 전시물에 희로애락을 담으려 구상 중이라고 했다. 직접 찍은 곤충 사진 200컷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꾸밀 예정이다.

태몽을 상징하는 노랑나비의 꿈, 곤충들의 산란과 사랑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 모성애 등 사람들 감성을 자극하도록 꾸며서 6개월~1년 주기로 사진을 바꿔가며 전시할 생각이다.

또 곤충표본으로 색을 분류하는 색체 전시 공간, 우포늪에 서식하는 생물 습성을 활용해 물벼룩의 이동 흐름을 보여주는 아쿠아리움도 만들고 있다.

곤충어드벤처관의 핵심 포인트는 잠자리다. 온실(2016㎡)과 망실(1440㎡)에 잠자리 2만 마리가 날아다니도록 꾸미고 있다.

잠자리 2만 마리를 날게 하더라도 70%는 나무에 붙어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은 3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온실에서는 잠자리 유충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관광객들에게 이 체험을 하게 하려고 홍 씨는 잠자리 먹이 8가지를 따로 키우고 있다. 가장 좋은 먹이는 모기다. 잠자리가 모기를 잡아먹는 익충이라는 교육도 함께 버무려질 수 있어 좋다.

잠자리 우화관도 볼거리다. 물 속 잠자리 유충이 물 밖에서 성충이 되는 것을 '우화'라고 한다. 전시장에서는 주간에 우화시키고 벽면에 빛을 설치하면 우화 직후에 빛을 따라 날아가는 잠자리를 볼 수 있고, 잠자리를 손에 올려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망실에서는 양서류, 파충류, 곤충류, 갑각류 4개 테마를 가지고 곤충 숲에 와 있는 느낌을 주도록 전시장을 구성 중이다.

청개구리가 살면서 번식할 수 있게 하고 황소개구리도 나타나 뛰어다니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전시장을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점이 많다.

홍 씨는 "국내에 나비곤충관이 많은데 나비는 나비가 먹는 식물 하나만 잘 키우면 수많은 나비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잠자리는 알을 부화시켜서 유충 기간엔 먹이를 8가지 줘야 잠자리 한 마리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자리를 키우려면 잠자리가 먹을 먹이(물벼룩, 깔따구, 모기 등) 8가지도 직접 키워야 하고, 물벼룩·깔따구·모기 같은 잠자리 먹이가 먹을 20가지 생물도 키워야 하므로 매우 번거롭다.

잠자리를 키워내는 것도 힘들고, 키워낸 잠자리를 관리하는 것도 어려우며, 전시장 개관 후 전시를 늘 재밌고 변화 있게 운영하는 것도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씨는 "15년 동안 잠자리에 미쳐 살았다. 잠자리는 키우기 힘들지만 남들이 잘 못 키우는 곤충이라서 장점도 많다"면서 "잠자리는 모기를 잡아먹는 익충이라서 많이 키워서 방사하면 고마운 곤충이고 희소 가치가 높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에서는 따라하기 어려운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우포 곤충어드벤처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창녕군농업기술센터 농축산유통과 홍성택 씨. 그는 "잠자리는 모기를 잡아먹는 익충이라서 많이 키워서 방사하면 고마운 곤충이고 희소 가치가 높다"면서 "곤충어드벤처관 전시 내용의 핵심은 교육과 체험"이라고 말했다. /이수경 기자

◇곤충어드벤처관 언제 구경할 수 있나

우포 곤충어드벤처관 건립사업은 김두관 전 경남지사 시절 모자이크사업에 선정돼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되는 사업이다.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 481번지 일원에 터를 잡은 곤충어드벤처관은 3만 9435㎡ 면적에 곤충어드벤처관(2층), 온실, 망실, 사육실1, 사육실2, 창고, 야외화장실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업 예산은 총 140억 원이며 도비가 9000만 원, 군비가 5000만 원 들어간다.

군은 곤충어드벤처관을 건립하려고 지난 2015년 3월 사유지 30필지(3만 4220㎡)를 매입했으며,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용역, 실시계획 인가 등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그해 4월 공사에 착수했다. 건축 시공사는 (주)대아건설이다.

8월 말 현재 어드벤처관 골조 공사 등 공정률은 60%다.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며 내년 10월께 개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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