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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급단체냐…일본은 대등한 관계"

4부 일본의 지방자치 (1) 훗카이도청
2000년 '지방분권일괄법'기관위임사무제도 폐지, 재정비율 6 대 4까지 개선
자주재원비율 평균 53.5%...부지사·실국 신설 '스스로'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6년 08월 29일 월요일

이제 이 기획의 마지막 4부다. 지난 6월 7일과 13일, 20일 자 3면 3편을 통해 지방에서 사는 삶과 궁극적 개선책인 지방자치의 요건을 알아봤다. 6월 27일, 7월 4일과 11일, 18일과 25일 자 3면 5편에서는 2013년 홍준표 도정 이후 경남의 지방자치 현실을 짚었다. 이어 8월 1일과 8일, 16일과 22일 자 3면 4편에서는 전문가의 눈으로 한국과 경남의 지방자치를 진단했다.

남은 4부는 8월 29일, 9월 5일과 12일 자 3면 3편을 통해 한국보다 조금 앞서 4할자치 시대를 연 일본의 지방자치를 홋카이도로 압축해 소개한다. 일본 지방자치는 2000년 지방분권일괄법 시행 전후로 확연히 구분된다. 지난 23~27일 홋카이도 현지 취재 때 일본 공무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정부와 지방의 대등관계 규정, 기관위임사무가 아닌 권한·예산을 일괄 이양하는 법정수임사무 도입 등이 여기서 비롯됐다. 심지어 1만 2000여 명이 사는 홋카이도의 촌락 구리야마정 의회 개혁에도 영향을 주었다. 1991년 부활 이후 지지부진한 한국 지방자치에 필요한 획기적 전기 마련의 모델을 일본에서 찾는다.

◇지방분권일괄법 시행이 전기

지난 24일 삿포로 홋카이도청 회의실에서 만난 국제교류실 우르시 자키 주간은 시종 웃었지만, 정부와 도, 시·군 관계가 대등하지 않다는 한국 이야기에 "정부가 왜 상급단체냐? 도가 왜 상급단체냐? 대등한 것 아니냐"며 의아해했다. 특히 정부가 도의 부단체장을, 도가 시·군 부단체장을 사실상 파견한다는 한국 현실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다음날인 25~26일 홋카이도 내 2곳의 정청(한국의 읍에 해당) 방문 계획을 알고 있던 우르시 주간은 "거기 가면 도청과 정청 관계가 대등하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며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말한 핵심은 "표면적으로 일본은 2000년 '지방분권 일괄법'으로 정부와 지방 관계가 대등해졌다"는 것이다. "기관위임사무도 폐지됐고, 권한·예산을 모두 넘기는 법정수임사무가 도입됐다"는 것이다. 헌법에 달랑 8장 하나와 두 가지 조문으로 지방자치를 정한 한국 헌법과 달리 일본의 지방분권일괄법 제정은 475개 지방자치 조항을 명문화하는 계기가 됐다.

일본 홋가이도 삿포로시에 있는 옛 홋카이도 청사.

경남대 행정학과 최낙범 교수는 "일본은 1993년 국회가 '지방분권추진에 관한 결의'를 하고, 1995년에 한시법인 '지방분권추진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1999년에 '지방분권일괄법'을 제정하고, 2000년에 시행함으로써 획기적인 지방분권개혁을 달성했다. 정부와 지방 관계를 대등하게 규정하면서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110년 동안 중앙정부가 지방행정을 지휘·감독해 온 기관위임사무제도를 이때 폐지했다"고 해설했다.

지방자치 핵심인 재정구조도 이를 계기로 국세와 지방세가 9:1→8:2→7:3→6:4 비율로 개선됐다. 홋카이도청 지역주권과 요시다 미나코 주사는 "일본에서는 '재정자립도'라고 하지 않고 '자주재원비율'이라고 한다. 2014년도 전국평균 자주재원비율은 53.5%이다. 특히 국세인 소비세의 지방세 이양 비율이 40%인 점이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부가가치세 지방소비세 이양률은 11%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정부 보조금 비율이 증가하고 교부금 비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하자 그는 "일본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고보조부담금의 폐지·감축, 개인주민세 등의 지방세 이양, 지방교부세 삭감 등 삼위일체 개혁으로 지방재정이 강화됐다"고 했다. 이 또한 지방분권일괄법 덕이다.

◇부단체장 파견 있을 수 없다

홋카이도는 삿포로 기준 북위 43도로 북한 최북단 온성과 같다. 면적(8만 3453㎢)은 남한(10만㎢)보다 조금 작다. 인구는 540만 명, 35개 시와 129개 정 15개 촌으로 구성돼 있다. 별도의 구와 군이 있지만, 자치 기능은 없다. 홋카이도청은 2006년 우호교류협약 이후 10년째 경남도청과 연을 맺고 있다. 국제교류실 우르시 주간은 "농업기술과 청소년 교류를 계속해 왔다. 30일부터 3일간 경남을 방문해 미니배구 교류를 하게 됐다"며 특유의 함박웃음을 지었다. 미니배구는 홋카이도에서 만든 것으로 부드러운 공, 낮은 네트, 소수 인원이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스포츠는 언어가 다른 국제교류의 유력한 방안이라고도 했다.

본론으로 돌아온 우르시 주간은 "정부나 도, 시·정·청은 대등한 관계다. 도나 시정청은 자치를 한다. 그런데 왜 한국은 부단체장을 파견하나? 인사 교류는 서로 희망을 할 때 가능한 것이다. 홋카이도청은 자체에서 뽑는 부지사 수가 3명이다. 필요한 부서는 우리가 정하고 신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일본 홋카이도 도청 지방자치 관련 부서 담당 공무원인 (오른쪽부터)우르시 자키, 요시다 미나코, 이토 씨가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이는 한국 현실과는 다르다. 부지사 숫자나 실·국 신설은 정부 허가 사항이다.

이어 홋카이도의회와 각 시·정·청 의원들의 정당공천 여부를 물었다. 우르시 주간은 "공천을 받는다. 하지만 광역이든 기초든 무소속 당선자가 많다. 중의원·참의원을 제외하고는 정당보다는 인물을 먼저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요시다 미나코 지역주권과 주사에게 현재 홋카이도와 중앙정부 사이의 현안이 무엇인지 물었다. 역시 사무와 재정 이양이라고 했다. 33개 주요 항목 중 20개는 이양됐고, 그 속에 삿포로 의과대학 정원수 조정도 포함됐다고 했다.

끝으로 지역주민에 대한 지방자치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물었다. "무슨 교육이냐? 자치라는 게 교육과 피교육 관계가 아니지 않으냐. 우리는 주민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수렴하고, 필요할 때 집중적인 참여 기회를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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