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회 의원들이 칠서정수장을 찾아 정수처리 과정을 시찰한 것은 식수원인 낙동강 물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함일 것이다.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낙동강 일대에 녹조가 창궐하고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 의회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만하다. 마침 환경청이 창녕함안보 수역에 경보 중간단계인 경계경보를 발령한 직후여서 녹조로 몸살을 앓는 낙동강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적기였던 것이 분명하지만 의원들이 정수 공정만 살펴서는 오염상태를 피부로 느끼기는 어렵다. 의회 차원의 대책을 내놓거나 대정부 권고안이라도 작성하려면 실제로 녹조로 뒤덮인 강과 취수원의 현장체험이 필요하나 정수장을 둘러보고 끝내는 전시성 시찰로 그 심각성을 공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환경청의 경보 발령만 해도 그렇다. 구체성이 없는 내용으로 확산을 예방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실행 가능한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아 과연 제대로 된 합당한 방비책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아심을 갖게 한다.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정수과정에서 녹조를 완전히 제거하여 주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셔도 괜찮은가 하는 것인데 고도의 정수 기능을 가동한다 해도 독성물질을 100% 걸러낸다는 확답은 없다. 관계전문가나 환경단체들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수문 개방과 상시 방류에 대해 묵묵부답인 환경청이 갑자기 태도를 바꿀 리도 없는 만큼 기온이 내려가지 않거나 비라도 오지 않으면 최고 심각단계로 격상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날씨에 기대 해결하려는 발상이 사정을 더 악화시켜 이제 연례화가 고착될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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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의회 환경해양농림위원회가 24일 칠서정수장을 방문해 녹조 현상 대응을 확인하고 있다. / 창원시의회

낙동강만이 아니다. 금강·영산강 등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녹조세상으로 변해가고 있고 심한 곳은 마치 잔디밭을 연상케 하는 초록강물띠로 뒤덮여가는 중이다. 악취와 함께 부생식물이 기생하는 바람에 물이 썩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빈번하다. 더 늦기 전에 수문을 열어 강물을 자연상태로 흘려보낸 후 결과를 검증하는 일이 급하다. 창원시의회가 그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일조할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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