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재료연구소 등 추진…올해 말 GB 해제도 전망 '녹지공간 조성' 주장도

경남도가 최근 '2025년 창원도시기본계획 일부 변경(안)'을 승인했다.

창원시 진해구 여좌지구(옛 육대 터) 개발 계획을 수정한 내용이다. 애초 짓겠다던 새 야구장 계획이 없어졌고, 야구장 대신 들어온다던 문성대학 이전도 없던 일이 됐다. 이미 알려진 내용인 만큼 특별할 게 없다. 필요한 행정절차를 매듭지었을 뿐이다.

진해지역, 특히 서부권 주민 처지에서는 서운할 수밖에 없다. 새 야구장 위치 변경 때부터 지난 4월 총선 때까지 정치권에서 불거졌던 '진해 분리' 요구에는 그런 섭섭함이 담겨 있다. 창원시는 새로운 개발계획으로 재료연구소를 비롯한 '첨단산업기술 연구단지' 조성을 내세웠다.

◇소비지역에서 생산지역으로 =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일원 옛 육군대학 터가 사업 대상지역이다. 예산 468억 원을 들여 재료연구소와 교육연구시설, 주민편의시설, 공원, 학교 등을 넣겠다는 게 사업 계획이다.

야구장, 대학 다음으로 주인공이 된 시설이 재료연구소다. 육대 터 중심에 재료연구소를 놓고 주변에 교육·연구시설 구역을 설정했다.

구체적인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전체면적 32만 5630㎡ 가운데 17만 3210㎡(53.2%)에 교육연구시설이 들어간다. 체육시설은 7200㎡(2.2%), 업무시설은 6600㎡(2.0%)를 계획했다. 공공시설용지로 13만 8620㎡(42.6%)를 계획했다.

도로, 근린공원, 녹지, 주차장이 해당한다.

창원시 부대협력과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해 서부권이 해군을 중심으로 소비지역을 형성했다면 육대 터 개발은 생산지역이 되는 쪽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급한 행정절차는 터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린벨트 해제다. 창원시는 올해 말 그린벨트 해제 결정을 고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2017년 5월까지 마무리하면, 12월 사업시행자를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매력적인 환경 조성에 집중해야 = 육대 터 개발을 향해 진해 서부권이 내비치는 아쉬움과 반감은 당연하다. 지금은 한풀 수그러들었지만 창원시 행정에 만족했다기보다 지쳤다고 보는 쪽이 타당하다. 하지만 여좌동 쪽으로 좁히면 다른 분위기도 있다.

여좌동이 지역구인 창원시의회 이혜련(새누리당·하 선거구) 의원은 "여좌지구 주변은 고령 인구가 많아 상대적으로 야구장이나 문성대학 이전에 대한 기대는 낮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방점은 인구 유입 쪽이었다. 아파트 단지 개발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창원시 계획과는 기본부터 엇나가는 기대다. 이 의원은 지역 분위기를 전하며 재료연구소를 비롯한 첨단산업기술 연구단지 조성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의원은 "어떤 시설이 들어오는 것보다 있는 녹지를 충분히 활용해서 접근성이 편한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게 지역을 살리는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접근성 좋은 녹지 공간과 더불어 젊은 층이 선호하는 교육·도서관·놀이시설을 넣자는 제안이다.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 지역 인구 유입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 창원시가 유치하겠다는 대기업 연구시설도 들어오지 않으면 그만 아니냐는 문제의식도 깔렸다. 야구장 대신 문성대학, 문성대학 대신 재료연구원, 재료연구원만으로 아쉬운데 그다음이 애매하다면 고려할 만한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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