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매장 크기 절반 줄이고 영패션 80% 새 브랜드 입점, 3월 옛 대우백 실적 넘어서…지역공헌은 줄어

경남 창원시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정식 오픈한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옛 마산대우백화점을 ㈜롯데백화점마산이 운영하게 됐지만 전산시스템 등 정식 오픈일은 8월 1일자로 계산된다. 19년간 경남에서 지역공헌에 가장 열정적이었던 대우백화점을 인수한 점,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반롯데 정서 확산 등 기대보다 많은 우려 속에 출발한 롯데백화점 마산점이다. 1년이 지난 현재, 지금도 성과보다는 숙제가 더 많다.

◇눈에 띄는 변화 = 롯데백화점 전환 후 매장의 가장 큰 변화는 패션이 강화되고 식품이 약화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1층 화장품·잡화, 2층 영패션, 5층 스포츠아동 MD 구성을 확 바꾸었다. 특히 이전에 없다시피한 영패션을 강화함으로써 2층은 80% 이상 새로운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는 백화점 고객의 세대교체로 이어졌다. 이전 실 구매고객층인 50~60대 여성의 발길이 뜸해지고 '유모차 부대' 등 가족 단위 고객과 20~40대까지 신규 고객이 늘었다. 실 구매고객이 빠지고 외식과 아이쇼핑을 즐기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롯데백화점 전체 방침인 프리미엄과 젊은 층 공략이 기존 고객과 맞지 않다는 분석 등 다양한 이유가 안팎에서 쏟아졌다.

또 옛 대우백화점이 직매입을 통해 전체 매출의 최고 30~40%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던 식품은 매장 크기가 절반으로 줄고 매출·직원도 가장 많이 줄었다. 그 자리에는 가구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대우백화점 운영 때는 식품에 집중하며 백화점도 아니고 마트도 아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백화점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 패션·잡화에 집중하다 보니 강약을 조절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올해 들어 백화점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우백화점 영업 기간)과 비교해 다소 상향하는 등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공헌 활동 축소 논란 = 마산대우백화점은 2004년 아름다운가게 경남 1호점 개점에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산대우백화점은 아름다운 가게에 5층 매장 66m²(약 20평)와 지하창고 165m²(약 50평)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될 5000여 점의 생활용품과 의류 등을 기증해 화제가 됐다. 아름다운가게 마산대우점 폐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행사를 연계한 마산대우백화점이었지만 롯데백화점 전환 후 1년간 한 건의 교류도 없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봉사 활동을 나가서도 지역 단체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전환 이후 급변한 업무 시스템, 직원들 혼란 등으로 챙기지 못한 부분은 있지만 지역 공헌 사업 규모가 축소되지 않았다. 예전과 다름 없이 지역공헌 사업을 진행해도 대우백화점의 10분의 1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초심으로" =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전환 이후 초반에는 옛 대우백화점 실적과 비교해 매출이 15~20%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상반기가 돼서야 전 층 MD 구성이 마무리되고 3월부터는 옛 대우백화점 실적을 조금이나마 넘어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출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내부에서는 대우백화점, 롯데백화점 상관없이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고객 특성을 파악한 기획 행사를 통해 2년 후 마산점이 지역과 상생하고 운영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하반기 휴게시설을 강화하고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봉사 활동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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