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청 21개 유치원 특정감사 결과 89건 비위 사실 적발…혈세·공금 멋대로 사용

공금으로 개인 보험료와 차량 유지비를 내고 인건비를 부당 수급해온 사립 유치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22일 경남교육청은 도내 9학급 이하 21개 유치원을 대상으로 한 지난 3년간 회계운영 실태 감사 결과 총 89건의 비위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 가운데 5명에 대해서는 최고 해임에 달하는 중징계를 요청하고, 나머지 관련자 28명은 경징계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누리과정을 통해 해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립 유치원 가운데 학급 규모가 작아 종합감사 대상에서 제외된 9학급 이하 유치원 226곳 가운데 21개 유치원에 대해 지난 5월 한 달간 특정감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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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사립유치원 회계운영실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경남도교육청

교육청에 따르면 ㄱ 유치원장은 유치원 예산 1억 4000만 원을 근거도 없이 임의로 사용해오다 감사 전 반납했으며, 실제 근무하지 않는 배우자를 관리실장으로 올려 인건비 3250만 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ㄱ 원장은 이뿐만 아니라 유치원을 대상으로 종합보험에 들면서 수익자를 본인 명의로 해두고 유치원 회계에서 보험료 2500만 원 상당을 빼내 지출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ㄱ 원장에 대해 해임을 요구했다.

ㄴ 원장은 유치원 설립자인 자신의 어머니가 타 유치원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데도 서류를 조작해 1억 원가량을 인건비로 지급하다 적발됐고, 개인 차량의 유류비와 수리비도 유치원 회계에서 사용하다 1억 3000여 만 원을 회수했다.

교육청은 이번 감사 대상이었던 21개 전 유치원에서 크고 작은 비위사항이 적발됐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횡령과 예산의 목적 외 사용 등과 관련한 재정상 조치로 8억여 원을 회수해 유치원 회계에 보전 조치토록 했다.

다만, 도교육청은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사립 유치원의 문제점이 그동안 유치원 관리자에 대한 교육 기회, 회계 지식 부족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보고 회계, 행정 매뉴얼 개발 등에 힘쓰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사립 유치원 회계 운영 정상화를 위한 △회계·행정 매뉴얼 개발 △공용회계 프로그램 개발 △감사 지적 사례집 보급 △장기적인 연수계획 수립 △사립 유치원 등 5대 중점 대책도 발표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번 특정감사를 통해 해마다 1500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립 유치원 대부분이 예산을 개인 재산처럼 문란하게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앞으로 사립 유치원 회계 투명화를 위해 각종 대책 수립은 물론 지속적인 감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불법 사실이 적발되면 사정당국에 고발 조치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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