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도덕성 떳떳한 기자는 왕성한 활동…시민의 '지지·비판 SNS'저널리즘 발전

지난주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이라는 디지털 저널리스트 양성 교육에 강의를 다녀왔다. 내가 맡은 강의주제는 '지역신문의 디지털 뛰어넘기'였다.

그냥 디지털 분야에서 우리가 해온 실험과 성과를 약간 뻥튀기하여 구라를 풀고 올 수도 있었겠지만, 말 그대로 장차 '넥스트 저널리즘'을 책임질 수도 있는 예비언론인들에겐 뭔가 다른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저널리즘이라는 게 단지 디지털 기술을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느냐 만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인의 자질도 디지털 시대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사실 디지털 환경은 지역신문에 큰 기회다. 과거 종이신문이 유일한 전달수단이던 시절에는 기껏해야 몇 천~몇 만 명의 구독자에게만 읽히던 지역신문의 기사가 지금은 웹과 모바일을 통해 수십만 명에게 읽히고 있다. 경남도민일보만 해도 100만 조회수에 육박하는 기사가 여럿이다. 아직 이 분야에서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은 건 아쉽지만, 기사의 영향력과 확장성 차원에서 본다면 과거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시장이 열린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가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출입처에만 의존하던 취재원의 폭이 훨씬 넓어짐으로써 뉴스의 출처와 소재가 풍성해졌다. 또한 기자를 중심으로 독자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이를 통한 기자 브랜딩도 가능해졌다. 덕분에 지역신문이 실질적인 지역공동체(Local community)의 구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홍준표 경남도지사 취임 이후 진주의료원 폐업, 무상급식 중단이 이토록 크게 이슈화하고, 주민소환으로 이어진 것도 과거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지역신문이 디지털 환경에서 앞서나가려면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그 신문과 소속 기자들의 윤리와 도덕성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촌지와 향응, 각종 특권과 특혜에 익숙해져 사육당하고 있는 기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는 광장에 나올 수 없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잘 살펴보면 안다. 대개 그런 신문사의 기자들은 SNS에 자신의 직업을 밝히지 않는다. 자기가 쓴 기사를 올리지도 않는다. 물론 특이한 예외도 있긴 하다. 자기중심성이 지나치게 강고하여 SNS에 아무렇게나 욕설을 내뱉고 누가 뭐라 하면 곧바로 차단해버리는 기자라는 인간도 더러 있다. 하지만 대체로 기자윤리에서 떳떳한 기자가 SNS 활동도 왕성하고 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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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 강의를 마친 후 이런 질문을 받았다. "SNS가 저널리즘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하리라 보느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모든 도구가 그러하듯 우리가 그걸 어떻게 쓰느냐에 달렸다. 피키캐스트나 인사이트,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저널리즘에 해악이듯 부정적 요소도 많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여러분이, 그리고 시민들이 좋은 언론과 나쁜 언론을 잘 가려내서 제역할을 못하는 언론과 기자는 실명을 콕 집어 비판하고, 좋은 언론과 기자는 키워줘라. 어떻게?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톡에서 그렇게 하면 된다."

그렇다. 시민 또한 스스로 약점이 없다면 기자를 비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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