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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확대 핵심 과제는 '개헌·재정'

3부 전문가에게 듣는다 (4) 지방자치 전문가들의 말말말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6년 08월 22일 월요일

이 기획을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2월 16일 경남도의회 '지방자치법 개정 방향' 토론회 때였다.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최우용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9조(지방자치단체의 사무범위) 상 기관위임사무는 일제 잔재다. 일본은 이를 2000년에 폐지했는데, 한국은 지금도 그대로다. 일본처럼 개헌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오늘 참석자들 누구나 개헌이 돼야 지방자치가 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한국 사회의 근본적 과제는 분단, 양극화, 중앙집권이다. 나는 이 세 과제가 지방분권 운동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분권운동은 결국 지방이 중앙의 권력을 뺏는 운동이다. 호락호락하게 줄 리가 없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와 같은 지사가 나와야 한다."

독립운동이 뭔가. 모든 걸 내놓으라는 말이 아닌가. 개인 일상도, 가족도, 사랑도, 개인의 꿈도 모두 포기하고 달려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달 25일 홍준표 경남지사가 '경상남도 지방분권협의회' 출범식 때 했던 말을 고려하면 이는 틀린 말이 아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1년째지만 지방자치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어려운 게 재정자치다. 돈줄의 80%를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 해마다 9월이 되면 지방에서 올라가 국회에서 예산전쟁을 벌인다. 헌법상으로 지방재정권을 보장하지 않는 한 누가 집권해도 재정권을 안 내놓을 것이다. 정부에 건의해도 말 안 듣는다. 어느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자기 죽기 전에 곳간 열쇠를 내놓겠나. 개헌 아니면 답이 없다."

두 사람 말의 톤은 다르지만, 한목소리로 말한 게 있다. 지방자치는 개헌이 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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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이 답이다

박완수(창원의창) 국회의원도 지난달 28일 인터뷰에서 "지금 헌법에는 지방자치가 달랑 한 장으로 돼 있다. 중앙정부의 행정위임밖에는 안 된다. 재정권이나 조직권 보장 없는 사무위임은 지방에 부담밖에는 안 된다. 헌법으로 지방정부의 조세 과세권·징수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현행 헌법상 지방자치 규정은 단 한 장뿐이다.

'제8장 지방자치 제117조 ①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②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 제118조 ①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 ②지방의회의 조직·권한·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 기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박 의원은 개헌 전망에 대해 "국민 대다수와 정치권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촉발점이 없지만 앞으로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개헌하지 않으면 나라 발전이 안 된다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방자치 규정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국회 안전행정위와 지방분권특위가 주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경남도의회 토론회에서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김수연 선임연구위원이 '헌법 개정'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1948년 제정된 제헌헌법부터 제8장에 지방자치를 규정했다. 이처럼 지방자치가 헌법에 의해 보장된 제도이기 때문에 헌법이 바뀌어야 자치권, 재정권, 인사조직권 등 현재 지방자치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지방재정이 출발점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내세운 게 개헌 말고 또 있다. 지방재정 확보가 지방자치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엄용수(밀양·창녕·의령·함안) 국회의원은 지난 5일 인터뷰에서 "밀양은 재정자립도가 20도 안 된다. 지출 대비 수입 비중이 20%가 된다는 뜻이다. 창원이나 김해, 양산, 함안 정도를 제외하면 도내 시·군이 모두 10% 안팎이다. 나머지 90%를 정부가 지방교부세로 메워 준다. 이렇게 90%를 정부가 쥐고 있는데 무슨 지방자치가 되겠나"라고 실태를 밝혔다.

그는 "지방세를 늘려야 한다. 어차피 지금도 정부가 세금 받아서 배분하고 있다. 그러지 말고 지방에서 바로 받아서 집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11%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한 게 그 사례다. 이를 앞으로 매년 몇 %씩 늘려나가야 한다"는 해결책까지 제시했다. 김수연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더해 지방자치법 개정방안도 내놨다.

"지방재정 문제는 지방자치법 개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다만 제122조(건전재정의 운영)에서 '국가는 국가의 사무를 지자체에 이양할 경우 지자체가 그 사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해 국가시책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비의 국고보조율과 지방비부담률을 서로 협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두관(김포 을) 국회의원은 지방재정 강화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전체의 발전을 위해 '중앙-지방 협력회의 설치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방자치와 관련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정작 지방정부는 빠지는 경우가 많다. 지방행정, 재정, 세제 등의 정책결정에 지방정부 참여를 보장하는 기구가 될 것이다. 이양 대상 사무를 결정하고 일괄 이양하는 과정에서도 지방정부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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