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학교명·직급 등 일제식 표현 모두 바꾸기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애국조회, 차렷ㆍ경례 등 일제식 관행과 학교장과 학교명, 직급명, 관행 그리고 현장교육협의회에서 행정구역 명칭이나 방위(동서남북, 중앙, 제일)과 같은 일제식 이름을 모두 바꾸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기도내 2385개 학교 가운데 행정동명을 쓴 곳은 1157개교, 마을명은 1000개교, 방위명은 104개교로 순 우리말로 이름 지은 학교는 5.8%인 138개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3·1운동 100주년. 해방 71주년이 지나도 일제가 남긴 잔악한 상처는 아직도 그대로다. 일제식 이름뿐만 아니다. 해방 후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인적청산이었지만 우리는 그 기회를 잃고 말앗다. 나라를 찾기 위한 애국자들의 투쟁 그 귀중한 혁명의 불꽃도 100년이 지나는 동안 제대로 승화시키지 못한 부끄러운 후손들….

해방은 됐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일제가 남긴 모습 그대로 이어갔다, 아니 친일 세력들이 지켜온 것이다. 이름은 해방됐지만 얼마나 많은 식민지 무화가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가? 삶의 곳곳에는 아직도 우리는 '일제 치하에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 때도 한 두번이 아니다. 우리가 쓰는 말이 그렇게 생활문화 곳곳에 그들이 남긴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오마이뉴스

정치적으로 해방이 됐다고 해방된 것이 아니다.

필자는 지난해 '생활 속에 남아 있는 식민지 문화를 찾아보니…' 라는 글을 통해 학교를 비롯한 우리 생활속에 부끄러운 식민지 잔재가 얼마나 많이 남아 있는가를 일일이 지적했던 일이 있다. 일본말, 식민사관, 이름이 바뀐 지명, 이름, 심지어 우리 백성들을 일컫는 국민이라는 말조차 '황국신민'의 준말이요, 아이들이 배우는 학교 유치원이니 국민학교가 일제식 이름이었으며 학교장의 '회고사(回顧辭)'나 '훈화(訓話)', 학년말 평가를 뜻하는 '사정회(査定會)', 식민지 잔재인 순서나 방위가 들어간 교명(校名), 두발·복장 검사며 일본식 교육문화, 군대식 거수경례, 아침조회 같은 문화도 식민지시대 잔재라는 것을 모르고 살고 있다.

부끄러운 역사는 박물관에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문화를 지키고 가꾸는 것은 애국선열들에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그래서 일본은 아직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저지른 야만적인 행동을 반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경기도 이재정교육감의 결단은 어쩌면 때늦은 감이 있다. 부끄러운 역사는 박물관으로 보내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살리고 되찾는 것이 진정한 나라사랑 교육이 아니겠는가?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의 학교가 식민지 문화추방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지역민 참여 기획 '갱상도블로그'와 '청소년신문 필통'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김용택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chams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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