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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방학인 듯 방학 아닌, 우리는 언제 쉬나요?

[청소년신문 필통]보충수업·타율학습 시달리는 고교생들, 사실상 방학 없어

강승훈(진주 중앙고) webmaster@idomin.com 2016년 08월 18일 목요일

7월 말, 대부분의 학교가 모의고사, 성취도평가, 내신 기말시험등 많은 시험을 끝내고 학생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방학의 사전적 의미는 학교에서 일정 기간 동안 학생의 건전한 발달을 위한 심신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수업을 쉬는 기간을 말한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자율보충'이라는 명목아래에 방학기간동안 '반강제적'으로 학교를 나와야한다. 이처럼 방학전과 다를 바가 없는 말만 방학인 지금의 방학은, 방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방학 중에도 등교 시간과 수업시간은 학기 중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오후 늦게 까지 자율학습까지 하는 학생들이 많으니 방학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일과를 보내야 한다. 보충수업의 자율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동의서가 주어지지만 일반적으로 학교에서는 예체능 계열의 학생이거나 해외연수 등의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고 선 불참석란에 체크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임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방학 중 자율 보충수업. /필통

한편으로는 방학때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거의 모든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때 집에 부모님과 함께 있기라도 하면 상당한 눈치를 받게 된다. "방학인데 집에서 아무것도 안할 거니?" 이 말을 듣기 싫어 보충수업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다른 친구들은 하는데 자신만 안하기에 눈치가 보여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또, 수능에 대비하라는 학교의 눈치도 있다. 어차피 고등학교는 대학을 가기위한 준비단계인 것이 현실이라 내신과 별개로 수능에서 최저 등급을 맞추기 위해 수능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 하는 수능위주의 방학 보충수업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과연 이 시간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공부하는 방식이 다르기 마련이다. 보충수업을 하게 되면 하루에 적어도 4시간 이상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게 된다. 이 시간 동안 보충수업을 원치 않았던 학생의 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수강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학교보다 그렇지 않은 학교의 학생들이 출석률이 낮고 조퇴 횟수가 높다고 한다. 선생님들은 시험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라 집중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을 보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학기 중 학생들은 아침 8시에 등교해 야간자율학습까지 하면 10시 정도까지 학교에서 생활한다. 이것도 모자라 학원, 과외까지 돌다보면 12시 전에 잠들기란 쉽지 않다. 이는 성인이 소화하기에도 무리한 일정이다. 이렇게 매학기를 힘들게 달려온 학생들은 푹푹찌는 무더위에도, 살을 애는 추위에도 변함없이 학교에 나와야 한다. 어쩌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에게 이미 방학은 사라져 버린지도 모른다.

어른들은 그렇게 말한다. 공부는 때가 있다라고, 그리고 고등학교때는 우리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그래서 모든 것을 희생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새벽등교도 야간자율학습도 너무나 자연스럽다. 늦은 밤이나 주말의 학원도 당연한 생활의 일부다. 물론 방학도 예외가 될 수 없고 우리 학생들에겐 그것이 지극히 상식적이다. 아마도 그렇지 않거나 그것에 적응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비정상이라고 비난받기 일쑤다.

물론 방학 보충수업이 무의미한 시간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방학인 듯 방학 아닌 방학 같은 여름을 보내면서 우린 너무나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으로 무작정 받아들이고만 있지 않은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적어도 방학때만큼은 보충수업도, 자율학습도 학생들의 자율에 맡겨 보면 어떨까 한다. 공부한다고 지친 학생에게도, 그런 학생들을 관리하는 선생님에게도 쉬는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까?

/강승훈(진주 중앙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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