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191곳 중 62곳 공간 확보 시급해…상품·가격 경쟁 전 대형마트에 밀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은 상인회에 등록된 점포만 800개가 넘지만 주차할 수 있는 차량 대수는 겨우 222대이다. 어시장은 주차장 접근성도 다소 떨어지지만 주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경남 전통시장 191곳(상설시장 138곳·정기시장 53곳) 중 129곳이 크고 작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그나마 주차장이 있는 전통시장조차 100대 이상 주차 공간이 있는 곳은 겨우 31곳밖에 안 된다.

주차장이 아예 없는 곳도 62곳이나 된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차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에 사는 이주영(여·36) 씨는 "지난 설에 20만 원어치 온누리 상품권이 들어왔지만 아직 못쓰고 있다. 시장 근처 주차장은 늘 만차 표시가 돼 있고 유료 주차장에 차를 두고도 한참 걸어가야 하더라. 무거운 짐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 탓에 선뜻 발길이 가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통시장을 향한 소비자의 불편한 진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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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윤한홍(새누리당·창원 마산회원구) 의원은 중소기업청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전국 전통시장 중 주차장이 없는 곳은 10곳 중 4곳이라고 밝혔다.

전통시장 한 곳당 평균 주차면 수도 54.3면으로 대형마트 739.1면과 13.6배 차이 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경남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남도청에 따르면 도내 전통시장 주차장 확보율은 67.5%다. 주차장이 있는 129곳 중에서 20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곳은 겨우 9곳이다. 100~199대 주차 가능한 곳이 22곳, 50~99대 가능한 곳이 32곳이다. 50대도 댈 수 없는 수준의 '작은 주차장'만 확보한 곳이 66곳으로 절반에 이른다.

또, 중소기업청(2014년 기준)에 따르면 경남 전통시장 109곳 중 장애인 주차장 보유 시장은 60곳(55%), 여성·임산부 전용 주차장 보유 시장은 6곳(5.5%)에 불과해 장애인·임신부 등을 위한 주차시설도 턱없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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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마산어시장 공영주차장 전경./경남도민일보DB

주차시설만 단순 비교해도 편한 쇼핑을 제공하는 대형마트와 경쟁이 힘든 구조다.

경남지역 11개 롯데마트 중 단독 건물을 쓰지 않는 시티세븐점을 제외한 10곳 주차 가능 대수는 모두 4596대로 한 곳당 평균 460대다. 롯데마트 창원중앙점 주차 가능 대수가 840대로 가장 많고 진해점 655대, 장유점 631대, 웅상점 616대, 거제점 480대 순이었다.

홈플러스(도내 9곳)·이마트(6곳) 주차시설도 롯데마트와 비슷했다.

도내 한 전통시장 관계자는 "전통시장 주차장을 점차 늘리고는 있지만 대형마트와 경쟁하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 처지로서는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쇼핑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대형마트 등과 상품 질과 가격으로 경쟁도 해보기 전에 주차가 불편해 소비자가 전통시장에 발길조차 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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