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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관건은 결국 재정 이양"

[지방자치의 눈으로 본 홍준표 도정] 3부 전문가에게 듣는다 (3) 엄용수 국회의원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6년 08월 16일 화요일

인터뷰 1시간 30분 내내 엄용수(새누리당·밀양 창녕 의령 함안) 국회의원은 지방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핵심은 재정이다. 지방재정이 보장되지 않으면 지방자치를 진전시키기 어렵다."

밀양시장 재임 8년을 거쳐 국회의원이 된 그는 국회 지방재정·분권특위에 속해 있다. 이곳에서 역시 지방재정 강화가 그의 핵심 목표다.

"현실적으로 해야 한다. 국세의 소비세 전환, 구체적으로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율 인상이 돼야 한다. 반드시 실현하겠다."

◇부가가치세 지방세율 올려야 = 엄 의원의 뿌리는 밀양이다. 밀양에서 나고 자라, 공인회계사 일을 하다가 2006년부터 8년간 밀양시장을 했다. 인터뷰 핵심인 지방재정 강화 방안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왔다. "밀양은 재정자립도가 20%도 안 된다. 지출 대비 수입 비중이 20% 안 된다는 뜻이다. 창원이나 김해, 양산, 함안 정도를 제외하면 도내 시·군이 모두 10% 안팎이다."

이들 시·군은 도대체 어떻게 재정을 운용할까. "나머지 90%를 정부가 지방교부세로 메워 준다. 이렇게 90%를 정부가 쥐고 있는데 무슨 지방자치가 되겠나?" 그는 곧바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지방세를 늘려야 한다. 어차피 지금도 정부가 세금 받아서 배분하고 있다. 그러지 말고 지방에서 바로 받아서 집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세인 부가가치세 11%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한 게 그 사례다. 이를 앞으로 매년 몇 %씩 늘려나가야 한다."

왜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율 인상이 답일까. "지금 지방세인 취득세, 등록세 수준으로는 도움이 안 된다. 장기적으로 법인세나 소득세의 지방세 전환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건 경제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대도시와 수도권에 유리하다. 지금으로선 부가가치세의 지방세율을 늘리는 게 답이다."

이에 더해 그는 지자체의 재정건전화 노력에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정부가 교부세로 지방 재정을 메워주니까 지자체가 재정건전화 노력을 해도 고려하지 않는다. 경남도가 채무제로를 해도, 제가 시장할 때 밀양시가 947억 원을 갚아도 정부가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왜 빚을 갚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 돈으로 사업하고, 정부 교부세 받으면 되지 왜 빚을 갚느냐고 따지는 실정이다."

국세인 부가가치세 일부를 지방세로 이양하는 것을 지방재정 강화 방안으로 거듭 강조한 엄용수 의원. /김구연 기자

◇광역단체 역할 줄여야 = 엄 의원에게 기초지자체인 시·군·구 자치 강화 방안을 물었다. 그는 곧바로 도 단위 광역단체를 겨냥했다. "도 단위 조직·업무를 슬림화해야 한다. 정부가 있고 기초지자체가 독립적 역할을 하면 되는데, 시·도가 있음으로써 불필요한 비효율이 있다. 대부분 단순히 도를 경유하는 업무가 많고, 도가 시·군에 곧바로 가야 할 돈을 많이 쥐고 있다. 도지사가 이를 임의로 집행하는 경우도 많다. 조직·업무를 슬림화해서 그만큼 시군으로 보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행정체제 중앙정부-기초지자체 이원화 방안은 지금 소강상태다. 3~4개 시·군을 묶는 광역화도 창원시 외에는 실패했고, 오히려 '광역단체의 역할 무시'라는 점에서 지방자치를 위협하는 발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엄 의원은 "도를 없애자는 게 아니다. 정부와 시·군 조정역할로 최소화해야 한다. 도가 단순한 경유 업무를 줄이면 조직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 지방재정·분권특위 안에서 도 역할을 줄이는 행정체제 개편을 다룰 생각이 있다"고도 했다.

엄 의원이 전한 국회 지방재정·분권특위 활동은 아직 불투명하다. "15명 여야 의원으로 발족해 열흘 전에 상견례를 했다. 일단 올 연말까지 기한을 잡고 일한다. 김진표 위원장과 간사를 비롯해 위원들이 수도권 사람들이 많다. 다른 지역 위원들과 특위활동 내용, 의도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열심히 안 하면 의미 없을 거다."

특히 분권특위에 국회 고유의 법안 심의권이 없다는 점도 한계다. 이에 대해 엄 의원은 "심의권을 가진 안전행정위원회와 연계가 중요하다. 지방분권과 지방재정 측면에서 실질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엄 의원이 이런 예를 들었다. "국회의원이 300명 있다. 그런데 저처럼 지방에 집이 있고, 주말부부로 지내는 사람은 몇 안 된다. 대부분 서울에 집이 있다. 근거지가 서울이라는 뜻이다." 그는 그만큼 지방에 자원이 없고, 지방자치를 내 일처럼 여기는 사람이 드물다는 설명을 달았다. 지방이 인적 물적 자원을 갖게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기본이라는 말을 엄 의원은 인터뷰 내내 몇 번을 반복했다.

엄 의원의 인터뷰 마무리는 다시 지방재정이었다. 엄 의원은 지자체의 부단체장이나 실·국 조직이나 인사권까지 중앙정부가 제약하는 현 자치조직권의 한계마저도 열악한 지방재정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조직권을 줘도 재정 때문에 안 되는 측면이 있다. 총액인건비만 묶고 조직, 인사는 지방에서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끝으로 엄 의원은 독일의 지방자치 원칙을 인용했다. "정책수립의 주체가 비용을 부담한다." 중앙정부가 지방에 사무를 넘기면, 지금처럼 업무부담만 넘기는 게 아니라 비용까지 주어야 한다는 '견련성의 원칙'을 말한 것이다. 현재 기관위임사무의 폐지와 법정수임사무 도입을 의미한다. 단위사무 위주의 지방이양이 아니라 조직, 기능 및 재원을 포함하는 포괄적 지방이양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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