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석봉 자락에 한반도 지도 숲길 내려고 30년 된 소나무 등 무분별 벌목…주민 "집중호우 땐 산사태 위험"

산청군이 '한반도 숲 모형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십 년 된 소나무 등을 무분별하게 벌목해 산청군이 역점적으로 시행하는 '청정산청·녹색산청'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청군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웅석봉 자락인 산청읍 내리 산238-1번지(10여 ha)에서 '한반도 숲지도 모형 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산청읍 지역과 경호강 변, 그리고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지나는 이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게 군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숲이 울창한 산을 한반도 모양으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수령 30년 이상 된 소나무 등을 무분별하게 벌목하고, 벌목된 나무들은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무리한 벌목으로 집중호우 시 산사태 위험마저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산청군이 조성한 한반도 모형은 산청읍 내 특정지역에서만 볼 수 있어 녹색산청을 추진하는 산청군이 수십 년 된 소나무 등을 벌목까지 하면서 추진한 이 사업이 얼나마 효과를 거둘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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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ㄱ (48·산청읍)씨는 "해당지역은 산림이 울창해 그대로만 보존해도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고 있는데 왜 군이 무리하게 산림훼손을 해 가면서 까지 이 사업을 추진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사업으로 관광객이 얼마나 늘어날지 모르지만 무리한 사업을 시행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울창한 산림을 훼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산청군이 추진하는 녹색 산청은 어떤 것인지 알수 없다"며 "수령이 30년 이상 된 나무를 벌목하고 다시 원상 복구까지는 50년 이상이 걸리는데 이러한 나무들을 벌목하여 이 사업을 했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청군 관계자는 "한반도 숲지도 모형 정비 사업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 최소한의 산림훼손은 불가피하다 생각한다"며"장기적인 산청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 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태양광을 이용한 LED 설치 등, 여러 가지의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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