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골계곡 '불법영업'여전…시, 구체적 단속계획 못내놔

'밀양 얼음골계곡 불법영업 방치'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에서는 현실적 한계를 토로하면서 최대한 단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방법은 내놓지 못했고,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기대는 분위기다.

류화열 밀양시 안전건설도시국장은 10일 전화 통화에서 "현장의 거친 분위기가 있어 일반공무원 행정력만으로는 버거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단속 때는 단순히 법에 따른 조치만 했다. 하지만 올해는 더 강하게 밀어붙이려 한다. 검경과 합동단속을 했고, 검찰 또한 엄정 지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합동단속을 먼저 제안한 주체가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는 "어디가 먼저 했다기보다는 기관 간 논의 속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류 국장은 "휴양지 불법영업이 100% 근절되지는 않겠지만 하나둘 정리하다 보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얼음골계곡 불법영업' 민원을 계속 제기했던 일대 산내면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 주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영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무슨…"이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름 한철 장사 다 끝날 무렵에 단속하면 뭐하나. 휴가철 시작 전에 해야 실효성이 있다"고 했다.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케이블카 하부 승강장 맞은편 계곡에는 대형 사설 휴양지가 수년째 불법영업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시가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이 나서 해당 업주를 구속하는 등 기업형 불법영업장에 대한 단속을 하고 있다.

515322_393194_0220.jpg
▲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케이블카 하부승강장 맞은편 계곡에 자리한 대규모 사설 휴양지는 석축을 불법으로 쌓고 하천을 무단 점용하는 등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 / 남석형 기자

해당 업주의 아내 ㄱ(40) 씨는 "단속하면 다같이 하고 안 하면 다같이 안 해야지, 왜 우리만 못살게 구는지 화가 난다"면서 "이곳에 몇억 원을 투자했는데 그냥 쫓겨 날 수는 없다. 법적인 부분에서 허가를 제대로 받고 단장해서 새롭게 장사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관련 보도가 나가자 독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난 마음을 드러냈다. 여름철 자릿세 문제는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밀양시 대처가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다.

밀양 얼음골 계곡에서 부당한 경험을 한 이는 여럿이었다. 한 독자는 "얼음골 여기는 평상 하나라도 빌리지 않으면 계곡 근처로 가지도 못한다"며 "바가지 영업에 온갖 불법을 다 저지르는데도 방조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밀양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연결하는 이도 많았다. 또 다른 독자는 "이제 두 번 다시 얼음골에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산내면 주민이 "불법영업으로 관광객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줄까,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했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