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말고 공부도 잘해…결승전 무서워 아예 못 봐"

박상영이 금메달을 따낸 데는 무엇보다 어머니의 뒷받침과 간절한 기도가 큰 역할을 했다.

어머니 최명선 씨는 두 달 전부터 틈만 나면 절을 찾아 108배를 올리며 아들의 건승을 빌었다.

최명선 씨는 10일 전화통화에서 "절에서 기도를 하다 새벽에 스님들과 경기를 봤다"며 "결승전은 무서워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금메달을 땄다는 환호를 듣고야 졸였던 마음이 풀리면서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아직도 아들의 금메달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박상영이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금메달은커녕 사실 메달을 딸 거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최선을 다해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기도했다. 상영이가 리우로 떠날 때도 부담 갖지 말고 몸 건강히 다녀오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펜싱을 시작할 때 반대했던 것과 그동안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것이 가슴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최 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시작했으니 비교적 늦었다. 당시에 사업 실패로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펜싱을 시킬 여력도 없었다. 공부를 잘했기에 심하게 반대했다"며 "그런데 매일 집에 늦게 들어와서 몰래 학교로 찾아갔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즐겁게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는 허락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AKR20160810090900052_03_i.jpg
▲ 인터뷰 하고 있는 남자 펜싱 박상영 선수 어머니 최명선 씨. / 연합뉴스

이어 "아들은 쉬는 날도 없이 밤늦게까지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중학교 훈련할 때는 선생님 집에서 먹고 자기도 많이 했다. 그런데 부모로서 정작 잘 챙겨주지 못했다. 비싼 음식 한번 제대로 사주지 못했다. 겨우 소원을 잘 들어준다는 전국 사찰에 다니며 기도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이 없었다"며 "그런데도 항상 밝은 모습이었고, 점점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기특했다. 지금 생각해도 고맙고 가슴 아프다. 상영이를 펜싱 선수로 이끌고 키워주신 선생님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 씨는 남은 경기에서도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했다.

그는 "단체전이 남았는데 너무 욕심부리거나 부담가지지 말고 임했으면 한다. 자신의 실력을 모두 쏟아내면 된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돌아오면 그동안 사주지 못한 맛난 음식들 많이 챙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 에페 단체전은 오는 14일 오후 10시 30분 치러진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