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문학 해설에 '창원'표기, 마산예총 "왜곡 의도 있다"…재단, 공식 사과·파기 조치

창원문화재단이 발행한 문예정보지 <문화누리> 8월호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마산예총은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제5강의실에서 성명서를 발표, <문화누리> 8월호 중 '문화예술특별시 특별기획 1탄 창원의 문학'에 표기된 내용을 규탄하고 △문화누리 8월호 전량 수거 및 파기 △창원시장 공식 사과와 사과문을 일간지 및 문화누리에 게재 △문화누리 편집인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내용은 창원문학에 대한 사실을 전하면서 마산의 역사적 사실이 잘못 표기된 점이다. 이에 마산예술인들은 "마산예술의 역사와 사실을 왜곡했다"고 전했다.

◇작가 실수에서 비롯된 사태 = 이번 <문화누리> 특별기획에는 창원의 문학에 대한 소개가 실렸다. 이번 사태는 마산문학에 대한 설명이 모두 '창원'으로 표기되면서 시작됐다. 한 예로 본문 앞 부분 '1950년, 많은 문학인들이 남쪽으로 피난을 오면서 피난 문단의 중심지로서 창원은 문화예술의 전성기를 맞았다'와 같은 내용이다. 이어진 문장에서 '1951년 문총 창원지부(지부장:김춘수)가 결성되었고, 기관지 <창원문총>(1952)과 동인지 <낙타>(1953)를 펴냈다'고 돼 있다.

문화누리를 기획·편집한 외주업체 관계자는 "작가가 마산문학관에 자문을 해 글을 썼지만 설명을 잘못 이해해 벌어진 실수"라며 "고유명사를 바꿔버린 잘못을 인정한다. 다만 마산예술, 나아가 마산정신을 폄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업체는 성명서 발표 자리에 참석했지만, 해명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기 아닌 의도성 짙은 행위" 주장 = "창원 정신의 뿌리는 마산인데 역사적 사실과 고유명사를 바꾼 것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마산예총 주장의 핵심이다. 의도성을 두고 창원문화재단과 창원시가 옛 마산을 소외하고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창원시로 통합된 뒤 소외감을 느꼈던 마산예술인들은 이번 사건에 배후가 있다는 의식이 짙은 편이다.

한 예술인은 "그간 쌓여왔던 울분이 이번 일을 계기로 터진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고, 또 다른 예술인은 "일본인들이 하는 역사왜곡과 같은 행위"라며 강력한 발언을 이어갔다.

◇"의도성 없었지만 감수 못한 잘못 인정, 책임지겠다" = 이날 창원문화재단 신용수 대표이사는 "작가가 문화예술특별시 창원이라는 큰 그릇을 담고자 시작한 일을 마산을 지우겠다는 의도로 보지 말아달라. 감수 및 편집은 재단 소관으로 잘못된 내용을 찾지 못한 것에 사과드린다.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고개 숙였다.

신 대표는 △9월호 문화누리에 공식적인 사과 △담당자와 책임자 문책 및 대표이사 책임 △대표이사의 일간지 통한 사과를 약속했다. 더불어 창원문화재단은 1일 배포된 <문화누리> 8월호 중 약 900부를 수거해 파기했다.

한편 마산예총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일에 대한 차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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