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걸음걸음 새긴 '경고와 격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가 걷기 열풍에 휩싸였다. 제주 올레길, 멀리는 스페인 산티아고길을 걷는 '평범한 사람'이 주변에도 제법 있다.

박한규 대한법률구조공단 홍보실장이 지리산 둘레길을 걸은 이야기를 담아 <백수라서 다행이다>를 최근 펴냈다. 부제는 '인생 2막을 위한 활력 충전기-네 번째 실직과 다섯 번째 취업 사이, 지리산 둘레길 250㎞'.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저자가 지리산 둘레길을 걸은 이유는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고교 동기 3명과 네 번째 백수생활을 이겨 낼 힘과 지혜를 찾아서 떠난 여행"이라고 저자는 소개한다.

만 41세가 되던 2003년 이후 네 번에 걸쳐 2년 7개월간 백수로 지냈다는 필자는 2013년 3월 경남 함양군 금계에서 시작해 산청, 하동, 구례, 남원을 거쳐 출발점까지 13일 동안 매일 7~8시간, 총 250㎞를 걸은 이야기를 글로 옮겼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기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이 땅의 많은 중년 백수와 예비 백수들에게 전하는 경고와 격려라는 것.

영하 5.7도에서 영상 22도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날씨에 종일 비를 맞기도 하면서 발로 들었던 자연이 전하는 이야기, 후배 스님의 권유에 입을 닫고 자신과 나눈 대화, 길잡이가 된 진돗개와의 조우, 민박을 운영하는 지리산 둘레의 인생 등을 들려준다.

저자는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고를 거쳐 중앙대를 졸업했으며, ET바이크 사장, 여성가족부 사무관, STX조선해양 홍보팀장, 아람코아시아코리아 대외담당 전무 등을 거쳤다. 272쪽, ㈜인터뷰,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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