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새만금 계획에 농업계 반발 확산 "시설원예농가 붕괴될 것"

LG그룹 자회사인 LG CNS가 전라북도 군산시 새만금에 조성하는 '스마트 바이오파크(Smart Biopark)' 사업과 관련해 농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공장 자동화 시설 회사인 LG CNS는 군산시 새만금산업단지 1공구 안에 76㏊(23만 570평) 규모로 '스마트 바이오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스스로 온도·습도 등을 조절하는 농장이다.

바이오파크에는 최첨단 유리온실, 식물공장, R&D(연구·개발)센터, 체험 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전체 터 76㏊ 중 26㏊는 R&D 등에 쓰고 나머지 50㏊ 재배 실증단지에선 파프리카, 토마토 등 농산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LG CNS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재배·생산에는 참여하지 않고 합작 법인 형태의 농업 지원 서비스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업계 반발을 의식한 듯 △재배 실증단지 국내 농업인 참여 허용 △재배 작물 전량 수출 △단지 터 절반 농업인과 공유 등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농업계는 "대기업의 농업 진출 절대 안 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하고 스마트팜이 확산되면 기존 농가가 생산성·경쟁력에서 밀려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2013년 동부그룹 계열사 동부팜한농은 아시아 최대 규모 유리온실을 짓고 수출용 토마토를 생산하려 했으나 농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 추진을 포기한 바 있다.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경남대책위는 4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남수출파프리카생산자연합회, 부산경남토마토생산자협의회,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경남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한국여성농업인연합회 경남연합, 가톨릭농민회 마산교구연합 회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대기업 농업진출 저지를 위한 경남대책위 소속 농민단체 회원 등이 4일 경남도청 앞에서 LG 농업 진출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LG 농업 진출' 문구가 적힌 얼음을 망치로 파괴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날 경남대책위는 "현재 대기업이 없어도 농민들이 일궈낸 최고 품질의 농산물이 생산돼 수출도 하고 있다"며 "굳이 LG가 국내 농업에 발을 밀어 넣어 농민들과 불필요한 경쟁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LG의 농업 진출은 국내 시설원예농가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50㏊ 생산 단지에서 파프리카가 생산되면 현재 수출되는 양보다 많고, 해외에서 저가 경쟁이 이뤄져 국내 과잉 공급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농업 붕괴가 뻔히 예상되는데도 농림축산식품부는 대기업 농업 진출 설명회를 추진하고 있다"며 "심지어 새누리당은 새만금 규제 완화가 포함돼 있는 '기업규제 프리존 특별법'을 발의해 9월 이전에 처리하기로 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대기업 농업 진출은 더욱 수월해진다"고 비판했다.

이날 대책위는 정부의 대기업 농업 진출 규제 법안 마련과 정치권·농업계 진출 저지 동참을 촉구했다.

한편, 경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파프리카 33%, 토마토 8.4%가 경남에서 생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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