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동구 밖 생태·역사교실] (6) 창원·함안

역사체험: 창원향토자료전시관-함안박물관

해피타임·메아리·에디슨·경화·참살이·좋은씨앗교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7월 16일 역사탐방은 창원과 함안으로 갔다.

버스 안에서 향토자료전시관이 뭐냐고 물어오는 친구들이 있다. 두산중공업 자원봉사 선생님도 창원에 이런 데가 있냐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런저런 곳이라 미리 말하지는 않는다. 그래야 마음껏 상상을 할 수 있을 테니까. 대신 매년 아이들과 함께하는 역사탐방 장소 가운데 반응이 가장 뜨거운 곳이라는 정도만 슬쩍 이야기해 놓는다.

대략 50~60년 전 쓰던 물건들과 그 시절 정치·사회·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모아놓은 데가 창원향토자료전시관이다.

가장 싱싱하고도 친근한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라 하겠다. 여기서 잠깐!! 만들어진 지 얼마 정도나 되어야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을까요? 대부분 100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어림짐작으로 답한다. 그런데 50년만 지나도 귀한 물건은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다. 그러니 전시관에 있는 옛날 물건들은 문화재급이라 할 수 있겠다. 전시관은 그야말로 소소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짧은 시간에 다 돌아보기란 불가능하다.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물건찾기 놀이를 하는 까닭이다.

네모난 양은도시락에 담긴 것은 무엇일까? 오늘날 계산기와 같은 물건을 찾아라. 5학년 교과서 표지에 사람이 몇 명 있을까? 코미디언 배삼룡이 공연한 극장은? 요강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정수회와 관련된 인물은 누구일까? 답을 찾아다니는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나 있다. 주판을 찾은 친구는 이것으로 어떻게 계산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도시락에 담긴 찐쌀을 두고 오래된 쌀이라 적은 답에서는 슬몃 웃음이 번진다.

짧은 기간에 엄청난 변화를 겪는 시대를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고을마다 하나씩 있던 극장에서 영화를 본 적 있는 사람들은 CGV니 롯데시네마니 하는 거대한 영화관이 낯설다.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기만 해도 절로 계산이 되고 인터넷에서 노래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지금 아이들에게는 주판·턴테이블·레코드가 신기하다.

이처럼 같은 공간에 살면서도 서로 많이 다르다. 이렇게 다르기에 서로 이해하는 힘도 약하다. 이렇게 보면 향토자료전시관은 단지 오래된 물건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단절된 세대를 잇고 이해시키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을 찾은 아이들은 나중에 시골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뵙고는 어쩌면 이곳에서 본 물건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부모에게 이런저런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있겠다. 그들의 거리가 손톱만큼이나마 좁혀진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창원향토자료전시관에서 아이들이 미션 푸는 장면./김훤주 기자

주말이면 주남저수지는 사람들로 붐빈다. 자연을 즐긴 뒤 바로 옆에 있는 향토자료전시관으로 발길을 돌리면 가족끼리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즐거움까지 함께 얻지 않을까.

점심은 함안 칠원에 있는 이름난 고깃집에서 뚝배기불고기를 먹었다. 점심을 먹고는 함안박물관을 찾아간다.

50~60년 전 과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 전 가야로 훌쩍 건너갔다. 박물관이라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사탐방을 해 온 아이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박물관을 즐길 자세가 되어 있는 멋진 친구들이다.

들머리에는 미늘쇠 모양 조형물이 찾아오는 이들을 맞는다.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이 정도면 일단 박물관을 탐방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미늘쇠는 옛날 행사를 할 때 권력자가 쓰던 물건이다. 무당이 굿할 때 방울·칼을 들고 흔드는데 미늘쇠도 그런 역할을 했다 하면 쉽게 이해한다. 양쪽에 달린 새 모양 장식도 의미가 있는데 새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준다고 믿었기에 이렇게 썼다는 얘기를 덧붙인다.

더 들어가면 아라홍련이 화사하게 반긴다. 연은 7~8월에 피고지고를 계속한다. 함안박물관 탐방을 7월로 삼은 것도 아라홍련을 보기 위해서다. 아라홍련은 일반 연과 무엇이 다를까? 얼핏 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700살 먹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것이 아라홍련이다.

개량을 거듭한 요즘 연꽃은 색깔이 짙고 자극적이지만 아라홍련은 꽃의 색감이 부드럽고 그윽해 훨씬 아름답다고 일러주면 그제야 특별해 보인다. 아라홍련을 배경으로 너도나도 기념촬영을 한 다음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함안박물관에 가기 전 아라홍련 역사를 듣고 사진을 찍어 기억에 남기려는 아이들 모습./김훤주 기자

가야는 철의 나라다. 그래서 함안박물관에는 철과 관련된 물건이 많다.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 덩이쇠다. 덩이쇠가 지금의 돈과 같다고 하면 쉽게 믿지 못한다. 쇳덩이가 어떻게 돈이야? 이런 표정이다. 함안박물관에 오면 아이들은 적어도 미늘쇠·불꽃무늬토기·덩이쇠 정도는 머리에 담아 간다.

함안박물관은 국립박물관과 견주어도 처지지 않을 만큼 잘 만들어졌다. 갖고 있는 유물만으로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 장소가 편하고 넉넉하다.

올 때마다 역사 공부도 하고 놀이터처럼 뛰어놀기도 한다. 불꽃무늬토기를 본떠 만든 건물 외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은 이 불꽃무늬를 좋아한다. 바로 옆 말이산고분군과도 썩 잘 어울리는 함안박물관이다.

이 고분에서 나온 유물이 박물관에 들어 있다고 말하니 너도나도 남다른 눈빛으로 다시 쳐다본다. 예전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무덤이었는데….

생태체험: 의령 잣나무숲길-충익사 마당-의령곤충생태학습관

진해·다문화·샘바위·완월·성동·중리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7월 16일 생태체험은 의령으로 갔다.

원래 계획은 창원 진전면 둔덕·골옥방 마을에서 채소·곡식 등 농작물과 들풀을 알아보고 진전천 거락마을숲 시원한 물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려 했으나 비가 내리고 냇물이 줄어들지 않는 등 하늘이 받쳐주지 않았다.

의령 생태체험 코스는 6월 25일 영은·덕산·굳뉴스·새샘·산호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다녀온 곳이다. 그래서 다시 실으면 참여한 센터와 아이들은 달라도 내용은 중복이 되겠기에 생략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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