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 창녕 '대해 회 타운', 창원 '만선'

무더위에 시원한 음식이 간절하다. 날것으로 먹는 회도 예외가 아니다. 척척 썰어둔 회를 채소와 버무려서 찬물에 적셔 먹는 물회가 인기다. 취재원에게 추천받은 창녕과 창원의 물회 집을 각각 1곳씩 찾았다. 시원한 물회 한 그릇 간절한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녹차 면·채소에 숭어·광어 살 새콤달콤 초장 버무리니 일품

◇창녕 '대해 회 타운' = 먼저 찾은 곳은 창녕군 영산면의 '대해 회 타운'이다. 횟집인 이곳은 사계절 내내 '물회냉면'을 판다. 계절 메뉴가 아니라 사계절 메뉴인 만큼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추운 겨울에도 얼음이 가득 든 물회를 맛본다고 상상을 하니 왠지 더 시원해지는 것 같다.

이 집 물회가 여느 물회 집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은 면이다. 면 색깔이 연둣빛이다. 녹차 면이라고 했다. 큰 사발과 함께 채소가 수북이 담긴 그릇과 녹차 면이 따로 놓였다. 미나리, 양파, 당근, 배를 채 썰어서 초장과 비벼 먹을 수 있게 나왔다. 식초, 마늘, 매실 진액, 물엿을 넣어서 만든 초장은 맛의 핵심이다.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물회를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회는 숭어, 광어를 섞어서 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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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 '대해 회 타운' 물회냉면./우귀화 기자

채소와 면을 섞어서 양념이 골고루 배게 했다. 비빔면 같은 느낌이 든다. 아삭한 채소, 회, 면을 동시에 맛보는 기쁨이 크다. 여기에다 하나가 더 추가된다. '물회 냉면'이니 시원한 얼음물이 면에 들어간다. 녹차 면과 '깔 맞춤'을 했다. 녹색 물이다. 키위, 사과, 양파 등을 갈아서 숙성시켰다. 슬러시 얼음과 함께 든 이 국물은 달짝지근했다. 물을 안 넣으면 '비냉(비빔냉면)', 물을 넣으면 '물냉(물냉면)'으로 회와 채소를 함께 맛볼 수 있다.

유경혜(52) 식당 총책임자는 "사장님이 가게를 연 지 6, 7년 정도 됐다. 문을 열 때부터 물회 냉면 메뉴는 있었다. 여름에는 점심때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고 설명했다.

물회 냉면 가격: 8000원, 위치: 창녕군 영산면 계성로 104, 전화: 055-521-3500.

빨간 양념 밴 국수 면 도드라져얼음 육수 녹으면서 매콤·시원

◇창원 '만선' = 창원 의창구 대원동의 '만선' 횟집도 물회 인기가 높다. 물고기를 잡으러 간 배가 물고기를 많이 잡으면 빨간 깃발을 꽂고 육지로 돌아오는 것처럼, 가게가 항상 손님들로 가득 차기를 기대하며 지은 '만선'이라는 가게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점심때 발 디딜 틈이 없다.

여름 계절 메뉴로 내놓는 물회는 처음에는 비빔국수처럼 보였다. 빨간 양념이 밴 국수 면이 도드라져 보여서다. 면과 회를 비비려고 면을 들춰내면 두툼한 회와 채소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 가장 밑바닥에는 얼음이 녹으면서 물이 되고 있다. 자박자박한 물과 갖은 양념을 한 채소, 회, 면이 섞이면서 조화로운 맛을 냈다.

잔파를 가득 뿌려서 마무리한 물회는 양념장이 맛의 비결이다. 고추장에 사이다, 배즙을 넣고, 참기름, 마늘, 식초를 넣어서 새콤달콤한 맛을 냈다.

▲ 창원 '만선' 물회./우귀화 기자

면도 양념장에 버무려져서 색깔을 못 알아봤는데, 노란색 치자 면을 쓴다고 했다. 치자 면에 걸쭉한 양념장 소스를 뿌리면 소스가 가라앉으면서 자연스레 면에 양념이 밴다고. 양배추, 양파, 미나리, 무 등을 채 썰어서 면과 비벼먹으니 매콤하면서 시원한 맛이 입맛을 돋웠다.

이곳에서는 물회와 함께 밥과 국도 별도로 나온다.

김권일(54) 대표는 "일식, 한식 요리를 한 지 35년가량 됐다. 횟집을 한 지도 오래됐다. 여기 '만선'은 7년 됐다. 모든 요리는 다 직접 한다. 회는 비린내가 안 나는 통영산 광어를 고집한다"고 전했다.

여름에는 물회, 가을에는 전어정식, 겨울에는 물메기탕, 봄에는 도다리쑥국으로 계절에 맞는 생선으로 맛있는 요리를 해나간다고 설명했다.

<가격 및 위치>

물회 가격: 1만 5000원, 위치: 창원시 의창구 두대로 55번길 10 동우위너스코아 101호(대원동 소방서 앞), 전화: 055-277-5707.

어선에서 간편하게 먹던 물회, 1990년대 들어 대중화

물회는 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에 '각각 채 썬 배, 당근, 오이, 양파 위에 채 썬 흰살생선, 실파, 김을 얹고 양념으로 버무려 찬물을 부은 것이다'고 적혀 있다.

이런 물회는 언제 생긴 것일까.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는 "1961년에 어업 운반선에 근무하던 선원이 고추장과 참기름을 이용해 배에서 간편하게 먹던 물회를 부인이 팔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항을 중심으로 한 물회 문화는 1990년대 들어서 대중화됐고, 현재의 다양한 형태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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