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터널 필요성 시각차로 8년째 표류
창원시 "교통망 충분 개설 반대" 인구 대거유출 우려 분석도vs김해시 "개설해야"

창원시 사파동에서 김해시 진례면을 잇는 가칭 '비음산터널' 개설사업이 하세월이다. 민간업체인 가칭 '비음산터널㈜(대표사 대우건설)'은 지난 2008년 이 터널을 개설하겠다며 김해시에 제안했다.

하지만 제안한 지 8년이 지났지만 터널 개설사업은 창원시의 일관된 반대에 부닥쳐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민간사업자는 이미 3번째 노선안을 변경했지만 창원시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문제는 김해시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경남도의 중재나 창원시의 입장 변경만 기다려야 하는 신세라는 것이다. 창원시의 반대에는 터널이 개설되면 창원지역 인구가 김해로 대거 유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해시민들은 "광역도시를 추진하는 창원시가 두 도시를 연결하는 터널개설 문제를 단순히 인구유출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앞으로 두 도시 모두 공동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 먼 미래를 보고 통 큰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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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음산터널 추진 현황과 노선안 = 당시 민간사업자는 터널개설 기간을 4년으로 잡았다. 운영방식은 30년(BTO방식)간 민간사업자가 통행료를 받고 기부채납하는 형식이다.

민간사업자와 김해시는 창원시 토월IC~김해시 진례(남해고속도로)를 잇는 제1노선안(길이 5.9km, 폭 20m)을 창원시에 제안했다.

이 안의 총사업비는 1461억 원이다. 하지만 창원시는 주민반대와 교통체증 문제를 들어 반대해 노선안 자체가 무산됐다. 민자사업자는 창원 사파IC~진례(남해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제2노선안(길이 7.8km, 폭 20m)을 제안했다. 이 노선은 2048억 원의 사업비가 든다.

그러나 창원시는 이 역시 주민들의 반대를 들어 지난 2014년 10월 창원 쪽 터널 시작지점 일대를 사파도시개발지구로 지정해 물거품이 됐다.

민간업체는 2015년 3월 부득불 제3안(길이 4.1km, 폭 20m)인 창원 용동에서 김해 진례면 송정리를 잇는 노선안을 마련해 또다시 창원시에 제시했다. 이 노선은 사업비가 1633억 원 정도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창원시는 제3안도 1안과 2안과 같은 명분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창원시가 반대하는 이유 =창원시는 터널이 개설되면 시가지 교통혼잡과 용추계곡을 비롯한 자연환경 훼손,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꼽고 있다.

여기다 창원시 동읍 우회도로와 창원~부산 간 민자도로(창원 제2터널)까지 개통했는데 비음산터널까지 개설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다.

창원~김해~부산을 연결하는 교통망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면에는 창원지역 인구유출을 우려해서라는 지적이 많다.

◇김해시 입장 = 김해시는 김해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비음산터널 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다. 이를 구체화하고자 2014년 1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이 터널개설과 관련해 관련기관 간 실무회의도 7차례나 개최했다.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으나 창원시가 광역도시가 되려면 인근 도시 간 광역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창원시의 입장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밀양시와 양산시를 끌어들여 비음산터널 공동추진을 협의했다.

김해 진례에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지정도 국토부에 제안했다.

◇비음산터널이 개설되면 어떤 효과가 있나 = 김해시 처지에서는 도로 기반시설 확충으로 창원시와 김해시가 동반 성장해 명실상부한 경남 동부권역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김해∼창원 간 최단거리 경로를 확보함으로써 두 도시 간 접근성이 쉬워 지역 간 균형발전과 경제적 상승효과는 물론 물류비용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해시 진례면과 주촌면, 한림지역 등 김해서부권역 주민들이 창원으로 오가려면 진영이나 장유를 거쳐야 해 시간적 경제적 불편이 컸으나 이런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창원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두 도시가 공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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