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에 NC다이노스 이태양 선수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팬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이태양은 지난해 브로커를 끼고 친구인 문우람(상무 소속)과 함께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NC구단 성적이나 선수들 사기에 미칠 영향도 심각할 것이다. 젊고 참신한 팀이라는 구단 이미지도 추락했다.

그러나 승부조작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해당 선수만의 책임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요즘 프로야구계는 국민스포츠로서 위상이나 팬들의 응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하다. 몇 년 전에도 승부조작 사건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 유명 선수들이 대거 가세한 도박 사건도 충격을 줬으며, 최근에도 원정도박 혐의를 받은 선수가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선수협의회 차원의 자정 노력이나 반성이 있어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에서도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한 번 떠들썩했던 사건이 반복되거나 비슷한 사건이 이어지는 것은 KBO 등의 대책이 부실하다는 증거다.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일로 브로커에게서 받은 대가는 수천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자신의 연봉과 엇비슷했으니 돈의 유혹을 물리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법 도박은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행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는 승부 정도만 베팅하지만, 불법 도박의 경우 투수가 몇 이닝에서 점수를 잃거나 상대 타자에게 사사구를 주는지 등 세세한 부분에서 판돈이 걸린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승부조작은 성공하기도 쉽지 않으며 용케 성공하더라도 예민한 팬들 눈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도 팬들이 승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고 한다.

▲ 이태양 선수. / 경남도민일보 DB

승부조작 사건에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것은 도박개설업자들이나 불법 브로커들이다. 앞날이 창창한 선수들이 무모한 범죄에 발을 들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불법 도박업자들의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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