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닷가 모래사장에 유럽풍 의자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고, 아스팔트 길 위로 기차 멈춤 표시와 바닷물결이 너울댄다. 또 낡은 나무담벽 아래서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철로위를 가르는 구름과 꽃….

마산 대우백화점 갤러리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김수희 작품전 속으로 들어가면 유년의 향기와 추억이 묻어난다.

사진과 미술이 만나 이국적인 영상미를 뿜어내는 이 전시는 창신대 디지털사진영상과 교수인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을 포토샵을 이용해 컴퓨터그래픽으로 작업하고 붓터치 느낌의 그림을 스캔해 접목시킨 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봐서 편하고 집에 걸어두어도 좋으며 관람객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정서가 깃든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추억의 매개체인 바다·철로·구름·갈대·꽃 등이 주요 소재이고 배경사진도 거제 외도·부산·진해역 등 인근지역이다. 게다가 기와지붕이나 처마끝 등 한국적 공간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여백의 미에 치중해 아름다운 정취를 자아낸다.

대구·독일 베를린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이번이 세번째 작품전인 작가는 “컴퓨터그래픽이라 하면 먼저 딱딱한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컴퓨터로도 기계화된 느낌이 들지 않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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