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초등학교 앞 주변 상인 반발·예산 부족 등 학생 통행환경 개선 없이 방치

지난 21일 오후 3시께 창원시 의창구 창원초등학교 앞.

주 출입구인 정문에서 하교하는 아이들 동선을 따라간다.

아이들이 건널목에 다다르기 전 학교 앞 편도 1차로를 건너려고 도롯가로 나왔다.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펜스가 없다. 아이들은 바로 무단횡단을 한다. 몇몇 아이들은 부모 손을 잡고 건널목에 서 있다. 하지만 이곳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보행자 녹색 신호가 들어왔지만 아이들은 건널목을 점령한 차량 사이로 길을 건너야 한다. 건널목에서는 정차하면 안 되는데도 무심코 앞차를 따라가던 차들이 신호에 걸려 멈춰서면서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학교를 등지고 오른쪽으로 잠시만 걸으면 다섯 개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다. 교차로에서 소답시장 쪽으로 진입한 차량들이 학교 앞 건널목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꼬리 물기를 한다. 교차로 쪽으로 나가는 반대편 차로에서도 빨리 교차로를 통과하고자 하는 차량이 학교 앞 건널목을 빠르게 지나간다.

창원초교 앞 건널목. 보행자 신호가 초록불이지만 꼬리 문 차량 때문에 아이들이 차량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우보라 기자

불법 주·정차가 눈에 띈다. 편도 1차로여서 좁은 길인데도 불법 주·정차한 차량이 있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가 이곳을 지나는 데 애를 먹는다. 학교 앞 건널목 인근에는 소답시장이 있다. 소답시장에서 학교 쪽으로 올라오는 도로에는 '학교 앞 천천히' 표시가 거의 지워져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초등학교 앞 스쿨존의 학생 통행환경이 위험해 개선이 시급하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 민원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교차로 신호체계 변경, 안전펜스·방지턱·신호위반 단속 CC(폐쇄회로)TV 설치 등 할 수 있는 요구는 다 해봤다. 하지만 주변 상인 반발과 예산 부족 등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며 "인근에 장이 서는 날이면 불법 주정차 등 등하굣길 안전문제가 더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의창구청 관계자는 "안전펜스는 인근 가게 물건 승하차 문제로, 방지턱은 소음 발생 문제로, 신호위반 단속카메라 설치는 예산 부족으로 설치가 힘들다"며 "교차로에 수동으로 작동하는 주차단속용 CCTV가 있긴 하다. 학교 정문 앞까지는 단속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창원서부경찰서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경찰이 인근 시장 장날만이라도 교통지도를 해주기를 바라는데, 인력이 너무 부족해 사실상 어렵다"라고 말했다.

스쿨존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는 김용만 경남꿈키움학교 교사는 "스쿨존 안전문제는 예산·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지자체와 경찰이 더 의지를 가지고 나서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운전자의 스쿨존 안전의식 고취도 중요하다. 운전면허시험 때 스쿨존 관련 평가 항목이나 교육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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