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네와 한 아파트의 이웃으로 살고 있는 30대 중반의 어느 아이 엄마의 얘깁니다. 신세대 주부이면서도 친정어머니의 옛날 방식 가르침인 '애가 맨발로 흙 좀 밟게 해라'를 우직할 정도로 실행하는 정신이 남달라 여간 대견스럽고 예쁘지가 않습니다.

그 주부를 며칠 전 아파트 인근 공원 운동장에서 만났는데,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가 겁나서 흙길 대신 나무 재목을 이어 만든 공원 숲길을 두 아이가 맨발로 걷게 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흙이 그리워져 정지용의 시 한 대목을 웅얼거렸습니다.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이 휘적시던 곳…'. 멀쩡한 생흙 운동장을 우레탄 트랙으로 바꾸더니 '중금속 범벅'이란 게 밝혀져 초비상입니다. '흙에서 (태어나) 자란 인간'이 밟아야 할 흙, 그걸 병들여 망치지 말 일!

'흙 운동장 만들기'

깃발 든 경남도교육청

'우(憂)레탄' 트랙 걷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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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음으로 나설 일

니체가

"땅에 충실하라"고 한

그 아포리즘에 답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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