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 흙 운동장 냉담…학교별 특수성 인정 요구, 박 교육감 "방안 찾겠다"

도교육청과 일선 학교가 우레탄 트랙 재시공을 놓고 찬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박종훈 교육감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교육청 내부에서는 흙 운동장 전환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학교에 한해 특수성을 인정해주는 '투트랙' 기조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19일 도교육청이 개최한 '우레탄 트랙 유해물질에 따른 개보수 사업설명회'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일선 학교 대부분이 친환경 우레탄 트랙 재시공을 신청한 점을 의식한 듯 박 교육감은 기존 흙 운동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오던 배수, 물 고임, 먼지 등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날 일선 학교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우레탄 트랙 재시공을 요청하는 쪽의 발언이 나오면 박수가 쏟아질 정도로 일선 학교의 무게 추는 '친환경 우레탄 트랙 재시공'으로 기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는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박 교육감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나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들이대며 학교 관계자들을 설득했고, 때로는 '아이들에게 흙 운동장을 돌려주자. 고뇌에 찬 교육감의 결단으로 이해해달라'는 등 감성에 호소하자 냉담했던 설명회 분위기도 후반부에는 다소 수그러들었다.

이와 함께 박 교육감은 "유해물질이 검출됐는데도 우레탄 재시공을 원하는 게 과연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교육적인 판단인지 회의감이 든다"며 일선 학교를 강하게 압박했다.

대다수 학교장이나 학교운영위원장은 교육감의 흙 운동장 교체 기조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해당 학교의 특수성을 인정해달라'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박 교육감도 "축구부나 육상부 등 꼭 트랙이 필요한 학교는 예외를 인정하겠지만, 이마저도 몇 개 학교가 뭉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최소한의 예외 규정을 적용할 뜻도 내비쳤다.

한편, 도교육청은 예비비를 투입해 유해물질이 검출된 132곳의 우레탄 트랙에 대해 늦어도 8월 중에는 본격적인 철거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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