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사천시 비토 캠핑장으로 활력 기대

토끼가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 비토(飛兎).

비토섬은 월등도, 토끼섬, 거북섬, 목섬 등 토끼와 거북이 등장하는 별주부전 전설이 서린 곳이다. 토끼가 용궁으로 잡혀간 후 처음 돌아온 월등도. 그리고 월등도에 이르러 바다에 비친 섬을 고향으로 착각하고, 서둘러 뛰어내렸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토끼섬, 토끼를 놓친 거북이가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대로 섬이 됐다는 거북섬, 남편을 용궁으로 떠나보낸 아내 토끼가 바다를 바라보며 목이 빠지게 남편을 기다리다 바위 끝에서 떨어져 섬이 됐다는 목섬 등 별주부 전설이 곳곳에서 살아 숨 쉰다.

이에 사천시는 십수 년 전부터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관광섬으로 만들고자 서포면 비토관광지 조성사업, 비토별주부테마파크, 비토해양낚시공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들은 주민들과 갈등만 초래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관광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사천시는 '국민여가 캠핑장 조성사업'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지부진하거나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업들의 촉매제로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애물단지 사업들 = 비토관광지 조성사업은 애초 총 770억 원(공공 402억 원, 민자 36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고대소설 별주부전의 원류로 알려진 비토리 일원 28만 4000㎡를 해안관람형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인데,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해 제자리걸음만 계속하다가 사업방향 전환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별주부전 고전문학체험관을 중심으로 가족 관광객을 위한 개발계획을 기초로 시설계획을 수립했으나 실질적인 운영과 수익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아예 관광지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의 재산권만 제한한 꼴이 됐다.

비토별주부테마파크 조성사업도 사실상 실패작에 가깝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총 41억 5500만 원을 투입해 테마관광인프라구축사업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창극 공연을 보여주겠다며 야심차게 시도한 창극단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 5억 원가량의 혈세만 날린 셈이다.

비토해양낚시공원 조성사업 역시 비슷하다.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0억 원(국비 25억 원, 도비 7억 5000만 원, 시비 17억 5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 3월 비토해양낚시공원 조성사업을 완료했지만, 비토마을 주민들과 운영 방법, 위탁수수료 문제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애초의 약속대로 이행하라'며 해양낚시공원 운영권을 무상으로 양도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천시는 '계약법상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7월부터 직영하고 있는 사천시는 수익성을 확인한 뒤 주민들에게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원투수로 나선 '국민여가 캠핑장 조성사업' = 사천시는 늘어나는 캠핑 수요에 대응하고, 지역의 관광자원을 활용한다는 취지에서 '국민여가 캠핑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별주부전의 고장인 비토를 배경으로 추진하다 지지부진하거나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업들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총 20억 원(국비 10억 원, 시비 1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서포면 비토리 별주부테마파크 내 8만 2340㎡ 터에 담수·해수 물놀이장과 숲속도서관 등 복합기능을 가진 공공야영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글램핑 22면과 일반야영 20면, 대여텐트 12면, 미니멀존 10면, 피크닉존 10면 등을 포함하는 규모다.

이 시설을 운영하게 되면 연간 2억 9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통해 4300만 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송도근 사천시장은 바닷가 물놀이 가능한 해수욕장 조성, 최대 수용 인원 89명 시설로 확충, 비토해양낚시공원과 연계한 발전방안 모색 등을 주문하고 있다. 사업비 증액과 관련해 일단은 기본시설로만 시행해 보고 추가 투입 규모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별주부테마파크는 주변 환경이 야영장에 적합하고 경관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공연장, 체육시설, 주차장, 상수도, 전기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고, 해양레포츠와 연계성이 높은 장점도 있다. 사천시는 캠핑장이 조성되면 그동안 활용도가 떨어졌던 별주부테마파크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국에 2000여 개의 캠핑장이 성업 중에 있고,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공 캠핑장만 260여 곳에 달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 사업시행 때 계약심사를 통한 예산절감과 공사발주 때 발생하는 집행잔액 등을 활용해 글램핑장을 최대한 확보해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시 관계자는 "비토 캠핑장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여가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