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우레탄 트랙 개·보수' 설명회…학교 "특수성 고려해달라" 우레탄 트랙 재시공 설치 요구

유해물질이 검출된 학교 우레탄 트랙을 걷어내고 흙(마사토) 운동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도교육청과 해당 학교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경남도교육청은 18일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132개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대규모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오후 4시 창원대 종합교육관에서 '우레탄 트랙 유해물질 검출에 따른 개·보수 사업설명회'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여기에는 132개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박종훈 교육감은 40분 정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흙 운동장으로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육감은 "학교 운동장은 학생이 마음껏 뛰어노는 공간이고 놀이터다. 아이들은 흙 운동장에서 넘어지고 멍이 들 권리가 있는 만큼 하루빨리 학생에게 흙 운동장을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레탄 재시공 의사를 밝힌 학교를 설득하고자 박 교육감은 △제대로 된 배수시설 설치 △이동식 스프링클러 설치 △물 고임 현상 없는 질 높은 흙 운동장 등을 약속했다.

교육감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학교 관계자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다수 학교 관계자는 도교육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각 학교가 처한 특수성을 언급하며 우레탄 트랙의 재설치를 요구하는 분위기였다.

진해 덕산초교 김양수 교장은 "축구부가 있는 학교는 예외를 인정했으면 한다. 친환경 우레탄 시공을 건의한다"고 말했고, 거창 위천초교 배병화 교장은 "학교 지형상 바람이 세게 불어 흙 먼지로 인한 인근 주민의 민원이 많다"며 우레탄 재시공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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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훈 교육감./경남도민일보DB

김해건설공고 박진관 학교운영위원장은 "흙 운동장은 학생들이 다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기존 우레탄 트랙에 친환경 우레탄을 바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도교육청이 획일화된 공사방법을 택하기보다는 학교 실정에 맞는 공법을 탄력적으로 운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의 흙 운동장 교체 방침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학교장도 있었다. 남해 창선고 강형선 교장은 "우리 세대가 자라나는 세대에 넘겨줘야 할 중요한 가치가 바로 학생의 건강이다. (흙 운동장으로 바꿔)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일선 학교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박 교육감은 "유해물질이 검출된 대다수 학교에서 또다시 우레탄 트랙 시공을 원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 판단인지 회의감이 든다. 트랙을 반드시 써야 하는 학교는 예외를 인정하겠지만, 예외 규정은 최소화하고 흙 운동장으로 전환하자는 것이 교육감의 결단이다. 교육감의 이런 의지를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며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설명회는 도교육청의 의지와 달리 중금속이 과다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132곳 학교 가운데 대다수가 '친환경 우레탄 트랙을 재설치하겠다'고 밝혀, 해당 학교 관계자를 설득하고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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