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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상담사 김호정 씨

22년 공무원생활 뒤로 멘토로 거듭난 지 5년째 '일중독' 스스로 돌아보고 남 배려하는 법 깨달아

김해수 기자 hskim@idomin.com 2016년 07월 18일 월요일

"누구나 하루 중에 인정받고 싶은 순간이 한 번은 있어요. 그럴 땐 스스로를 칭찬해주세요."

상담사 김호정(50) 씨는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일으킨다고 조언했다.

창원시 의창구 C&F통합힐링센터에서 만난 호정 씨는 밝은 노랑머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청소년을 상담할 때 기존 어른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염색을 했다고 했다.

호정 씨는 22년 공무원생활을 한 사회복지 공무원이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공무원 자리를 포기하고 상담사가 된 지 5년이 지났다.

중·고등학교, 교도소,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청소년, 아동, 부부 상담 등을 하는 호정 씨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대학을 갈 때 꿈인 적성을 고려해서 과를 선택하지만 그때는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가던 시절이었어요. 입학해 공부는 했지만 전혀 즐겁지 않았어요. 적성에 안 맞았던 것이죠."

심각한 일중독이었던 김호정 씨는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김해수 기자

대학 졸업 후 우연히 도청 별정직 공무원에 합격해 경남여성회관(현 경상남도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일을 하게 됐다. 당시 15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를 관리하면서 사회복지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즈음 사회복지 직렬을 육성하고자 보건복지부에서 사회복지 교육을 진행했다. 몇 차례 지원 끝에 기회를 잡은 호정 씨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다. 이후 창원시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회복지 분야가 어렵다고 주변에서 말리는 이도 많았었어요. 그런데 보건복지부 사회복지 교육을 받으면서 재미가 있었거든요. 바로 지원을 했죠."

자원해 사회복지 일을 시작했지만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복지가 아닌 사회복지 행정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한계에 부딪혔다.

자신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을 하고자 인제대학교 사회복지 대학원에 입학했다.

평소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들이 동사무소 문을 쉽게 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었던 호정 씨는 청소년, 아동 상담 쪽으로 공부를 하던 중 이 길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공무원 17년 차에 석사 공부를 시작했는데 연금 때문에 만 21년을 채웠습니다. 22년 차에 그만두려고 했는데 선택의 순간이 되니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때 내가 행복한가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을 굳혔죠."

마침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하면서 명예퇴직 신청자 접수 공고가 떴고 호정 씨는 당장 인사계로 달려갔다. 퇴직 후 호정 씨는 진주로 가서 2년 동안 상담경력을 쌓았다. 상담이 재미있어서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22년 공무원 생활을 마쳤는데 5일을 쉬고 나니 불안감이 몰려왔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할 일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힘들었어요. 당장 짐을 싸서 며칠 후 일하기로 했던 진주로 달려갔습니다. 저를 본 센터 소장님이 일중독이 심각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저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심각한 일중독이었던 호정 씨는 40대가 되어 처음으로 자신과 대화를 시도했다. 60회 개인분석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은 신뢰하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고쳐나갔다.

이후 가족들과 관계도 좋아졌다.

"부모님이 모두 엄하셨고 엄격한 서열 관계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동생들과도 친근하게 지내지 못했었는데 상담을 하면서 스스로 바뀌니까 집안 분위기도 달라졌어요. 특히 어머니를 대신해 남동생을 야단쳤었는데 그 역할을 그만두고 나니 이제는 동생이 고민을 상담할 정도로 가까워졌어요."

자신이 불완전했기에 상담 의뢰인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호정 씨.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이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실수를 할 수는 있어요. 그때 후회만 하지 말고 '더 어른스럽게 행동한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았을까' 되새겨보고 다시 그 상황이 왔을 때는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돼요. 그렇게 했을 때는 스스로 칭찬을 해주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는 알잖아요. 처음에는 쑥스러워도 훈련을 하다 보면 상처를 받았을 때 그것을 안고 일어서는 힘이 생깁니다."

호정 씨는 오늘부터라도 자신에게 아침에는 '○○아 너 참 멋지다', 저녁에는 '○○아 너 참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라고 했다. "어른들은 안 하는데 청소년들은 하거든요. 실제로 한 녀석이 '선생님 이상해요. 발표를 못 했는데 오늘 용기가 나서 발표를 했어요'라고 하더라고요. 괜찮아요.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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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수 기자

    • 김해수 기자
  • 경제부에서 경남지역 상장사, 공기업, 대학창업, 여성경제, 유통, 소비자, 마이스/관광 등을 맡고 있습니다. ☞ 연락처 : 010-8560-8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