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우레탄 재시공 선호 도교육청 오늘 학부모 설명회

경남도교육청의 '흙 운동장 만들기' 프로젝트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우레탄 트랙을 모두 걷어내고 흙(마사토) 운동장으로 전환을 시도 중인 도교육청의 계획이 지난 13일 열린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사실상 '철거' 단계까지는 실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대상 학교 대부분이 흙 운동장보다는 우레탄 트랙 재시공을 원하고 있어 학교와 학부모를 설득해야 하는 난관에 부닥쳤다.

이에 도교육청은 흙 운동장 안정성을 홍보하고 우레탄 재시공 여론을 잠재우고자 박종훈 교육감이 직접 학교 관계자를 만난다.

도교육청은 18일 오후 4시 창원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우레탄 트랙을 사용하는 132곳의 학교장, 학부모를 초청해 관련 설명회를 연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의회가 우레탄 트랙 퇴출사업을 승인한 만큼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를 만날 예정이다"며 "교육감이 직접 브리핑을 해 주민에게 흙 운동장으로 전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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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물질이 발견된 우레탄 운동장./경남도민일보DB

◇확고한 도교육청 의지 = 도교육청은 확고하다. 하루빨리 우레탄 트랙을 걷어내고 아이들 품으로 흙 운동장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

최근에는 한국표준규격(KS) 인증을 받은 우레탄 제품도 등장했지만, 도교육청은 우레탄 트랙 대신 흙 운동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박 교육감은 "친환경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우레탄 트랙은 없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고엽제나 옥시, 우레탄 등의 피해는 처음엔 몰랐지만 큰 피해가 발생하고서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 당장 피해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검증받은 것은 아니다"며 친환경 우레탄 트랙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학생의 건강권을 들어 '시범 사업 후 확대 시행'이라는 부대 의견을 떼고 도교육청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도교육청의 흙 운동장 전환 프로젝트는 도의회라는 첫 관문은 넘어섰지만, 학교와 학부모라는 두 번째 관문도 잘 통과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다수 학교 우레탄 트랙 선호 = 도내에서는 132곳의 학교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도교육청은 현재 이들 학교에 개·보수 전까지 운동장 사용 자제를 당부해 놓은 상태다. 일부 학교 트랙에서는 납(Pb) 성분이 기준치보다 90배 넘게 검출됐고, 기준치 25배가 넘는 카드뮴이 검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각급 학교는 여전히 우레탄 트랙을 선호하고 있다.

기존 우레탄 트랙을 사용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재시공 희망조사에서 132곳 가운데 120여 곳이 편의성을 이유로 우레탄 재시공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교 관계자는 "유해물질 검출 이후 운동장 사용이 금지돼 있어 빠른 철거와 재시공 목소리가 크지만 흙 운동장 선호도는 낮다"면서 "흙 운동장은 먼지가 날리고 비가 오면 질퍽하다는 선입견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 학부모 설득할까? = 일단 명분에서는 도교육청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현재 관리되는 유해화학물질이 기준 이하로 검출된다 하더라도 아이들 건강을 생각한다면 절대 (우레탄 트랙을)설치해서는 안 된다. 흙 운동장이라는 최선의 안을 두고 유해물질에 노출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며 도교육청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축구나 하키 등 운동부를 교기로 둔 학교, 아파트 인근에 있는 학교 등은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흙 운동장으로의 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레탄 트랙은 관리가 편하고 충격 흡수로 운동 시 부상 위험이 적으며, 흙 먼지가 날리지 않아 학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또 최근에는 한국표준규격(KS)인증을 받은 친환경 우레탄 트랙도 상당수 나왔다. 18일 설명회에서 박 교육감이 학교 관계자를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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