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노동계, 학부모 등 지지 이어져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 퇴진 촉구 단식 투쟁을 벌이는 여영국(정의당·창원5) 도의원을 지지하는 동조 단식자와 방문자가 잇따르고 있다.

여 의원은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 서명부 불법 조작 사건에 도청 고위 간부와 도 산하기관장, 직원이 연루된 점을 문제 삼아 지난 12일부터 6일째 단식 중이다. 단식 첫날에는 홍 지사로부터 '쓰레기', '개', 이튿날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으로 '무뢰배'라는 막말까지 듣는 등 심신이 지친 상태다.

이에 여 의원 건강을 걱정하고 퇴진 투쟁에 힘을 보태고자 정당, 시민사회, 학부모 등 각계 인사가 도의회 앞 농성장을 찾고 있다.

17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여 의원을 찾아 안부를 묻고 현 상황을 공유했다. 김 위원장은 "경남도의원은 도민의 손으로 뽑은 대표인데 홍 지사가 쓰레기 등 발언을 한 것은 도민을 무시한 것과 같다"면서 "막말 정치는 도민 손으로 추방해야 한다. 이 과정에 야당의 단결된 힘을 함께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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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의정동우회 지지 방문./김두천 기자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밥을 굶어 싸우면 안 된다. (여 의원이) 건강하게 더 힘을 내 싸우도록 단식을 중단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면서 "국민 수준을 못 따라가는 정치는 더는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품격 있는 도정, 그리고 다른 지역 사람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도정이 되도록 당 차원에서 견제, 감시, 비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경남 도민과 함께 막말 정치 반드시 추방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김 위원장의 곁에는 하귀남 창원 마산회원·박남현 창원 마산합포 지역위원장, 김지수 경남도의원, 공창섭 창원시의원이 함께했다.


16일에는 더불어민주당 한은정, 정의당 노창섭, 무소속 이옥선·송순호·강영희·김석규 등 창원시의회 야권 의원 6명이 여 의원을 찾아 하루 동안 동조 단식으로 힘을 보탰다.

15일에는 차윤재 경남시민사회연대회의 대표와 조유묵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이 하루 동안 동조 단식을 했다.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의장, 허정도 전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전진숙 홍준표 경남도지사 주민소환 운동본부 상임대표 등도 지지 방문해 여 의원에 힘을 불어넣었다.

창원지역 학부모 모임 회원 10여 명은 이날 낮 11시 30분께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이들은 점심 시간에 맞춰 '쓰레기'라고 쓴 마스크를 착용하고 도청과 도의회 사이 사거리에서 피켓 시위도 했다. 북면에 사는 최모 학부모는 "(쓰레기 발언을 듣고) 어떻게 이런 인물을 도지사가 됐는지 도민이 투표를 정말 잘못했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이번 막말 발언은) 자신을 반대하는 도민, 특히 무상급식을 염원해 온 학부모 모두를 '쓰레기', '개' 취급한 것에 다름아니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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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역 학부모 모임 지지 방문./김두천 기자

제9대 경남도의회 야권의원 모임인 민주의정동우회 소속 전직 도의원 7명도 여 의원을 찾았다. 이날 방문은 김해연 전 의원 주도로 김국권·명희진·석영철·손석형·이길종·이종엽 전 의원이 함께했다. 이종엽 전 의원은 "우리 때는 사람이 많아 단체라도 있었지 지금은 새누리가 다 장악하고 있어 이 같이 중요한 투쟁이 의회 내에서 힘을 받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한탄했다.

여영국 의원이 새누리 도의원 사이에 자신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전하자 명희진 전 의원은 "받을 탄압을 다 받고 이를 견뎌내는 모습을 보여 줘 결국 그 칼날이 홍 지사와 새누리당에 향하도록 마음을 굳게 먹으라"고 격려했다.

석영철 전 의원은 "이번 막말 파동은 홍 지사가 스스로 정치 생명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생각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더는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궁지에 몰려 이제 해선 안 되지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생각을 밝혔다.

석 전 의원은 또한 "성완종 리스트 재판, 주민소환, 창원과 진주 민심 이반, 진해 글로벌테마파크와 영남권 신공항 유치 실패 등으로 이미 지역 민심이 자신에게 다 등을 돌린 상태에서 정치적 명운도 다 했음을 본인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 추측하며 "이미 '정서적 아노미'가 온 상황이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을 자신의 모교로 이전시키는 등 비정상적 행정행위로 자신의 남은 권력을 다 쓰려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이들 외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조합원, 한국노총 경남지역본부 간부도 농성장을 지지 방문해 현황을 청취하고 단식 참여자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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