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 커뮤니티 '창원청년'운영자들

홍정형(28) 씨와 정동훈(26) 씨는 창원에 사는 평범한 청년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일반 청년들이 그렇듯 창업 혹은 취업 고민을 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지금은 취업전선에서 다소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지역 청년들과 창업과 취업과 관련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창원청년'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어서다.

두 사람은 경남대학교 동문이다. 홍 씨는 경찰학과, 정 씨는 경영학과를 나왔다.

둘은 우연히 같은 수업에서 자리를 다투다 자연스레 교류를 하게 됐고 지금은 같은 꿈을 꾸게 됐다.

창원청년은 일반적인 청년들의 모임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청년 단체나 모임은 정치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적인 성향은 배제한 채 오로지 청년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우리가 걷는 길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일과는 달랐다. 그저 사회가 바라는 루트대로 행동하고 결정하는 로봇과 같은 느낌이 굉장히 강했다. 거기다 지역에서 살기 때문에 수도권과는 비교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창창포럼(창원에서 창업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모여 창원청년이라는 창원청년대통합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홍 씨의 설명이다.

▲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하는 커뮤니티 '창원청년'을 운영하는 홍정형(왼쪽) 매니저와 정동훈 매니저. /박종완 기자

창원청년은 일반적인 지역 청년들의 고민을 함께하고 취업과정에서 필요한 정책 등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안하고자 한다. 더불어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청년들의 소통창구가 되기를 원한다.

"성공하지 않은 청년 중 한 사람으로 일반적인 청년 대 청년으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자 한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만큼 취업에 대한 걱정도 없지만 나 역시 취업 걱정은 해왔었다. 그래서 그들의 심정을 잘 알고 지역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취업이라는 것을 잘 안다." 정 씨의 이야기다.

창원청년은 정책과 관련된 내용뿐 아니라 토크콘서트와 다양한 공연을 함께 연다.

물론 유명한 이들을 초빙하지는 못한다. 공연도 사실상 재능기부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다들 선뜻 도움을 준다.

홍 씨는 현재 저녁 8시부터 새벽 6시까지 세차장에서 일한다.

그리고 잠깐 눈을 붙이고는 창원청년을 운영하는 매니저로 출연진 섭외나 창원시청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수집한다. 그러나 그는 행복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래도 즐겁다. 지금은 수익이 나지 않지만 언젠가는 청년들을 대변하는 일을 하면서 조금씩 수익도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솔직히 하고 있다."

정 씨는 가족들의 취업 압박에도 느긋하게 대처하고 있다. 최소한 자신이 하는 일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제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잘 몰랐어요. 그냥 친구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저 역시 공무원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공무원조직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저와 맞지 않는 옷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그러다 진형이 형이랑 함께하면서 앞으로 일어날 좋은 일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청춘이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물론 창원청년을 운영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우린 아직 젊다'며 서로 다독이고 고생이 곧 행복이라며 위로하면서 1년이라는 시간을 버텨냈다. 페이스북 계정으로 소식을 전하는데 어느덧 700여 명의 친구가 생겼다.

최근에는 좀 더 집중적으로 일을 하기 위한 사무실도 하나 열었다. 작은 사무실이지만 그곳에서 창원청년들이 좀 더 목소리를 내면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정 씨는 "자기 가치관으로 살아가도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창원이 될 수 있도록 여전히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창원청년은 현재 운영팀, 소통팀, 문화기획팀, 진로팀 등 부문별 인재를 모집한다고 한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지닌 이들은 누구나 환영한다.

홍 씨는 "창원청년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며 "국토대장정처럼 창원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