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 6월 회의

"현장에 답이 있다." 자치단체장이나 기업 고위 간부 등이 일에 임하는 자세를 홍보하고자 할 때 주로 쓰인다. 신문 제작에도 이와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경남도민일보 6월 치 지면평가회의에서 위원들은 현장에서 발품을 팔아 생산한 기사를 많이 칭찬했다.

신공항 예정지 중 한 곳이었던 밀양시 하남읍 주민들의 허탈한 목소리를 생생히 전한 시민사회부 남석형 기자의 '한다 안한다 신공항 10년 속인다고 욕봤다' 기사와 창원시 마산회원구 서원곡 입구 교차로 시내버스 정류장 사망사고를 분석한 '사망사고 창원 서원곡 교차로 일대 위험 곳곳에' 기사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독자로 구성된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변기수)는 지난 4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6월 치 평가회의를 했다.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 7월 회의에서 변기수(가운데) 위원장을 비롯해 참석 위원들이 6월 치 지면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조재영 기자

◇김주일 위원 = 6월 28일 5면 '시민단체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백지화하라' 기사. 탈핵경남시민행동 등은 원전 밀집의 위험성(다수호기 위험성), 신고리 원전 단지 반경 30㎞ 안에 부산·울산·경남 인구 340만(인구밀집지역 위치제한 규정 위반), 지진 위험 대비 부족, 건설 승인 과정의 비민주성을 지적했다. 이번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와 관련한 보도에서 허가 반대 이유에 대한 설명이 대체로 부족했다. 또 탈핵 에너지 전환 국회의원 모임에 대해 사설에서 이들의 활동이 기대된다고 했지만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 이후에는 이와 관련한 보도가 없었다.

6월 11일 낙동강 함안창녕보에 대해 수자원공사 협조로 4대강 조사위원회의 현장 조사가 있었지만 보도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강 바닥에서 오니가 발견되어 산소가 없는 상황이 드러났다. 또 수문개방 필요성이 강조되었는데 수자원공사는 홍수가 나면 해결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변기수 위원 = 6월 28일 1면 '경남도 밀양에 저가 항공사 설립' 기사. 경남도청은 자본금 1000억 원 규모의 저비용 항공사, 가칭 남부에어 밀양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준표 도지사가 지금까지 보여준 특징은 중요사업을 추진할 때 도민의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고 공청회도 없다는 것이다. 독재 정부 시절엔 정부의 발표로 모든 사업과 행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민주화를 거치고 성숙한 시민사회에서는 이 같은 사업 추진은 도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 경남도청이 일방적으로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쇄하고 학교 무상급식을 중단함으로써 지난 몇 년간 도민은 분노했으며, 지금은 홍준표 도지사 퇴진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저가 항공사 설립 발표에 경남도민일보는 가장 먼저 사업타당성, 시장진입 가능성, 홍 지사의 일방적 사업시행을 발 빠르게 취재 보도해 도민의 궁금증을 잘 풀어주었다.

6월 14일 5면 '사망사고 창원 서원곡 교차로 일대 위험 곳곳에' 기사. 지난 6월 9일 서원곡 교차로 버스 정류장에서 과속과 신호 위반 차량으로 학생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대다수의 언론이 결과만 보도했지만 경남도민일보는 원인 분석과 사고 예방을 위한 취재 보도를 했다. 이는 주민과 운전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좋은 기사다.

◇변재훈 위원 = 6월 13일 1면 '학교 내 청소아줌마 땀 닦아준 착한 나눔' 기사. 경남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린 5월 30일 경상대학교의 한 학생이 교내에서 청소를 하는 아주머니에게 시원한 아이스 커피를 대접했다. 또 이 학생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기부를 받아 더 많은 청소 아주머니들이 아이스 커피를 먹을 수 있도록 했다는 기사다. 세상이 각박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준 기사였다. 기사를 읽는 내내 마음이 훈훈하고 기분이 좋았다.

◇성춘석 위원 = 6월 27일 1면 '창원 SM타운 최선 최악 시나라오 살펴보니' 기사. 창원시가 문화예술특별시를 선포하는 등 문화예술에 엄청난 관심을 두고 투자를 할 것 같지만,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가? 시 예산 중 문화예술에 얼마만큼 확대할 것이라는 등 구체적인 비전은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뜬구름 잡는 시나리오뿐이다. 결국 마산 앞바다 인공섬에 미술관을 끼워넣어서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과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SM을 끼워넣어서 시유지에 주상복합 건축물을 짓겠다는 토건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는 듯하다. 결국 문화예술이 토건행정의 포장지 역할이 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런 점에 유의해서 창원시는 정말 문화예술 특별시에 어떤 의지가 있는지, 구체적인 비전은 무엇인지, 비판적 관점에서 취재보도해주기 바란다.

◇이지민 위원 = 6월 1일 4면 '같은 작가 작품 아니냐고요?' 기사. 창원 안민고개에 설치됐던 어린왕자 조형물에 관한 기사다. 안민고개 만남전망대에 설치된 어린왕자 조형물이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작품을 베꼈다는 의혹이었다. 기사에서는 누리꾼의 댓글, 예술관계자의 의견과 함께 시의 입장도 전달하여 논란을 균형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실제 조형물을 제작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6월 27일 1면 '한다 안한다 신공항 10년 속인다고 욕봤다' 기사. 신공항 건설 백지화 이후 경남지역 신공항 건설예정 부지였던 밀양 하남읍 현지 주민들의 반응을 취재한 기사였다. 신공항 건설 백지화에 대한 각 지자체 간 이해관계 다툼과 정부의 입장 등은 여러 매체에서 다루었지만 막상 현지 주민들의 생생한 의견들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는데 지역신문인 경남도민일보가 현장에서 지역 주민들의 여러 이야기를 듣고 현실감 있게 전달해 흥미있게 읽었다.

◇지승훈 위원 = 6월 30일 18면 '현실감 없는 인물·이야기…시청자 공감 제로' 기사. TV드라마 비평이다. 드라마에 대한 대한민국의 열풍은 정말 대단하다. 물론 명작 뒤에는 망작이 있는 법이다. 드라마의 현실감 없는 인물들과 플롯에 대한 비판도 공감이 된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드라마 비판 이야기가 지면에 실릴 만한 가치가 그리 높은가 하는 것이다. 다른 기사들의 작은 공간과 비교해 너무 큰 지면을 가져가는 것이 조금은 난감하게 느껴졌다.

6월 27일 1면 '한다 안한다 신공항 10년 속인다고 욕봤다' 기사. "국책사업은 늘 그런 식이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이 인상깊었다. 분별력 없는 국책사업의 추진 과정과 이에 피해를 본 주민들의 인터뷰가 좋았다. 도민의 심정을 대표하는 문체도 인상 깊고, 경남권역의 중요한 문제인 신공항 사업이 무산되면서 빚어지는 시민들의 사회상도 잘 담아낸 것 같다. 숲을 보자고 외치는 국책사업에 나무의 뿌리를 확인시켜주는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참석 위원 = 김주일·변기수·변재훈·성춘석·이지민·이혜빈·지승훈 위원 ◇보고서 제출 위원 = 김주일·변기수·변재훈·성춘석·이지민·지승훈 위원 ◇참관 데스크 = 임용일 편집국장·하청일 자치행정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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