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회충·메르스 보도 '실망' 기자 보며 화풀이 하다가도 유쾌한 웃음으로 잘못 감싸줘

2주에 한 번씩 '신(新)우해이어보' 라는 연재물이 지면에 실립니다. <우해이어보>는 1803년(순조 3년) 문인이자 학자인 담정 김려(1766~1822)가 우해(牛海·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 앞바다) 지역 어족을 관찰하고 기록한 책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신우해이어보'는 두류문화연구원 최헌섭 원장과 박태성 연구위원이 <우해이어보>를 현재에 맞게 재해석한 글입니다. 보통은 이분들이 글과 함께 사진을 보내주지만 여의치 않으면 직접 마산어시장으로 사진을 찍으러 갑니다. 카메라를 들고 왔다갔다하니 어시장 상인들 눈에 영락없이 기자로 보였나 봅니다.

"뭐할라꼬 사진을 찍어사꼬? 신문사 기잔교?" "아, 예, 물고기 사진 좀 찍을라고예."

"내 기자라카믄 치를 떤다 아이가." "와 예?"

마산어시장 상인들에게 유쾌하게 욕먹으면서 찍은 사진.

들어보니 지난해 초 고래회충 보도로 손님이 뚝 끊겨 고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래회충은 고래나 물개 등 바다 포유류 내장에 기생하는 기생충입니다. 당시 언론은 고래 회충이 최근 다량 검출되고 있다, 치료법이 없다,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보도를 쏟아냈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렇다면 횟집 출입을 자제하자는 말이 나돌았지요. 이후 보도는 오보로 판명이 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보도된 회충은 고래회충이 아니었고, 고래회충이 급성통증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사람을 죽일 정도는 아니며, 회충약을 일주일 동안 먹으면 치료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때 그 고래벌레(고래회충)도 그랬제, 그다음에 또 그 뭐꼬, 메르스! 메르스 때도 횟집들이 절단났제. 작년에는 진짜 힘들었다!! 그란께 기자가 사진기를 메고 댕기는 거 보믄 성부터 낸다 아이가~."

"아, 예, 기자가 잘못했네, 저한테는 마음껏 성내도 됩니더, 화풀이 다 저한테 하시소! 하하하."

그렇게해서 상인들은 하하, 호호 즐거운 웃음으로 이것저것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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