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매개 범죄가 충격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아동 포르노 음란물 사이트가 난립해 청소년층에 무차별 노출되어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두렵게도 자살 및 폭발물제조 사이트까지 독버섯처럼 번지며 청소년을 유혹하고 있다. 인터넷상에 유명 연예인들의 가짜 합성 음란물 사진이 공공연히 유포되어 있고, 현재 개설 사이트 수가 17개나 되는 폭탄만들기 사이트는 노골적으로 폭발물 사용을 선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달 들어 23개로 늘어난 자살사이트는 하루 평균 0.74개씩 새로 생겨나고 있는 지경이다. 이 현상에 두려움을 금할 수 없음은 아직 이성적인 사고가 확립되지 않아 새로운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사이트의 경우, 현실적으로 그 영향이 위험수위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자살사이트를 매개로 한 살인사건 이후 지금 전국적으로 여기 저기서 청소년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PC방을 즐겨 드나들며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자주 접속을 해 온 한 초등학생이 스스로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다. 이것은 지난 6일 목포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같은 날 청주의 한 중학생이 또 뚜렷한 이유없이 극약을 먹고 숨진 사건이 발생하였다.

사정은 폭탄제조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서울 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대는 7일 인터넷에 8~53종의 폭탄제조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유료강좌까지 개설한 서울의 한 중학생 ㄱ군과 대학생 양모군을 ‘폭발물 사용선동죄’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그리고 지난 3일 대구에서는 이 폭탄사이트와 관련됐음직한 폭발물사고가 있었다.

지금 이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민감한 청소년기를 거치고 있는 세대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통찰이 더 절실하다. 건전한 놀이와 이를 위한 공간이 부족하고 획일화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병폐가 이들로 하여금 이런 극단적인 탈출구를 찾게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진실로 목말라하는 것은 마음 터놓고 나눌 수 있는 사람과의 따뜻하고 진지한 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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