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이트의 경우, 현실적으로 그 영향이 위험수위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자살사이트를 매개로 한 살인사건 이후 지금 전국적으로 여기 저기서 청소년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PC방을 즐겨 드나들며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자주 접속을 해 온 한 초등학생이 스스로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다. 이것은 지난 6일 목포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같은 날 청주의 한 중학생이 또 뚜렷한 이유없이 극약을 먹고 숨진 사건이 발생하였다.
사정은 폭탄제조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서울 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대는 7일 인터넷에 8~53종의 폭탄제조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유료강좌까지 개설한 서울의 한 중학생 ㄱ군과 대학생 양모군을 ‘폭발물 사용선동죄’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그리고 지난 3일 대구에서는 이 폭탄사이트와 관련됐음직한 폭발물사고가 있었다.
지금 이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민감한 청소년기를 거치고 있는 세대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통찰이 더 절실하다. 건전한 놀이와 이를 위한 공간이 부족하고 획일화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병폐가 이들로 하여금 이런 극단적인 탈출구를 찾게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진실로 목말라하는 것은 마음 터놓고 나눌 수 있는 사람과의 따뜻하고 진지한 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