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동구밖 생태·역사 교실] (5) 산청 의령

역사체험-산청 남사마을 유림독립운동기념관∼목면시배유지전시관

사파보듬·창원상남·민들레·두레·창원늘푸른·한울 지역아동센터와 함께한 6월 역사탐방은 산청이다. 산청 하면 사람들은 돌담장이 아름다운 남사 마을을 떠올린다. 이씨고가 앞 ×모양 회화나무,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묵었던 이사재, 아버지를 해치려는 화적의 칼을 몸으로 막아 낸 이윤현을 기리는 사효재, 사효재 마당 500살 넘은 향나무도 퍽 유명하다.

6월 25일 우리가 찾은 곳은 남사마을에 들어서 있는 유림독립운동기념관이다. 생긴 지 오래지 않아 크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남사마을에 왜 유림독립운동기념관이 있을까 더러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 일대 출신들의 항일 의병활동·독립운동이 거세었고 특히 1919년 파리장서운동(프랑스 파리에서 제1차세계대전을 청산하는 평화회의가 열리자 선비들이 집단으로 독립을 요청했던 운동)의 선봉에 이 마을 출신 곽종석(1846~1919년)이 있었음을 떠올리면 쉽사리 이해가 된다.

역사체험 - 유림독립운동기념관 미션을 마친 뒤 곽종석을 기리는 이동서당에 모인 아이들.

아이들은 두산중공업 자원봉사 선생님과 팀을 이루어 기념관을 신나게 뛰어다니며 사진도 찍고 미션 수행도 했다. 기념관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다니?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사마을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기념관에 걸음하는 사람은 적다 보니 가능한 일이다. 가족나들이에 꼭 들러보시라 강추!!

미션 수행을 마치고 곽종석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이동서당으로 옮겨 문제를 풀었다. 그러고는 애국자와 매국노는 무엇이 가장 다를까 물었다. 이런 저런 답들이 나온다. "용기가 있다-없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작다" 물론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다르지만 그중에서도 후손들의 삶을 꼽을 수 있다.

애국자는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기에 자손들이 가난하다. 반면 매국노는 나라를 팔아먹었기에 후손들이 떵떵거리며 산다. 엉터리 독립운동을 했던 이승만이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기 잘못을 가리려다 보니 제대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살려둘 수 없었다. 비극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을 제대로 뽑아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가 이어졌다.

남사마을을 한 바퀴 돌고 점심을 먹은 다음 목면시배유지전시관에 들렀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뭐냐 물었더니 한 친구가 "안전"이라 외치는 바람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그래 맞다! 안전하지 않고서야 의식주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요즘이야 흔하고 흔한 옷이지만 고려 말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와 솜을 만들기 전에는 대부분 백성이 늘 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런 신산한 삶들을 한 번 더듬어 보는 것만으로도 풍족한 세상을 사는 지금은 뜻깊은 일이 된다.

이번 역사탐방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두산중 자원봉사 선생님들의 열정이다. 아이들과 팀을 이루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답을 찾도록 거드는 모습도 무척 좋았지만 그보다는 그 진심이다.

봉사의 근본은 남을 위한 이타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이기라고 한다. 본인이 즐겁지 않고서야 남을 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이런 이기심을 보았다. 가장 아름다운 이기심. 이런 선생님 만나면 더욱 열심히 하고 싶은 힘이 생긴다. 함께한 선생님들 모두 파이팅!!

생태체험- 의령 잣나무숲길∼충익사 마당∼의령곤충생태학습관

의령으로 나들이한 6월 25일 생태체험은 덕산·영은·굳뉴스·새샘·산호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했다. 의령에 무슨 생태체험 거리가 있느냐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임진왜란 당시 최초 의병장 곽재우 장군과 그 장령을 기리는 충익사 마당에는 온갖 멋진 나무들이 들어서 있다. 1978년 유적 정화를 하면서 정계수 의령군수가 준공식에 참석했던 당시 대통령 박정희한테 잘 보이기 위해 의령 곳곳에 흩어져 있던 훌륭한 나무들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이제는 그로 말미암아 오래된 감나무 배롱나무 모과나무 뽕나무 주목 반송 등등을 한자리에서 훑어볼 수 있는 현장이 되어 있다.

잣나무숲길 구름다리를 뛰어 건너는 모습.

의령천 상류 쪽에서 충익사로 이어지는 제방 위 잣나무 숲길도 멋지다. 한여름에도 땡볕을 쬐지 않고 걸을 수 있을 만큼 울창하게 잣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서 있다. 사이사이 들풀 들꽃이 어우러지고 백로·왜가리들은 물가에 물끄러미 서서 맞은편 산기슭 소나무와 더불어 한 폭 동양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더구나 덕곡서원 앞에서는 구름다리로 이어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누리는 보람도 있다. 아이들은 구름다리 10m 저 높은 데 올라 아래 풍경을 내려다보며 탄성을 지른다. 구름다리 흔들림에 함께 출렁거리며 웃음을 머금기도 했다. 이렇게 잣나무 숲길과 구름다리를 거쳐 충익사 마당에 이르자 아이들과 두산중 자원봉사 선생님들은 셋씩 넷씩 팀을 이루어 미션 수행을 위해 곳곳을 뛰어다녔다.

점심을 먹은 뒤 찾아간 의령곤충생태학습관은 올해 체험에 추가되었다. 올해 들어 문을 연 시설인 것이다. 1층과 2층 모두 알차게 짜여 있다. 체험거리로 갖은 곤충들도 나와 있지만 거북·물고기·토끼 등등 다른 동물들도 재미를 위해 갖추어 놓고 있다.

두산중 자원봉사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저마다 미션지를 하나씩 들고 구석구석 살펴보고 훑어보았다. 나중에 보니 열다섯 문제를 모두 맞힌 팀이 절반가량이었을 정도. 그만큼 만족도도 높고 몰입도도 높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쥐꼬리장학금' 봉투 개수는 정해져 있다. 마지막 문제인 '가장 마음에 드는 곤충 그리기'로 판가름했다. 마지막에는 모기기피제 만드는 체험을 하고 계피 냄새 짙은 한 통씩을 챙기기도 했다.

이날 체험에는 SBS CNBC의 촬영팀이 새샘·산호와 동행했다. 이렇게 감수성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 제공하는 봉사는 드물고 어렵다는 데 착안한 모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렇게 자기들 모습이 텔레비전에서 방송되기 위해 찍힌다는 자체가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좀더 즐겁고 신나는 하루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생태체험 - 닥터피시 체험. 손가락을 넣으면 물고기가 다가와 톡톡 건드린다.

*이 기획은 두산중공업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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