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부산항공청 협의·국토부 자문 등 '고작'…영업 전망 불투명한데 고용 효과 발표부터

경남도가 저비용항공사 밀양 유치 계획을 밝혔지만 사업 타당성은 의문이다. 당장 도가 사업 착수 선언을 했지만 타당성 검토 과정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항공사 유치에 대해 도 입장은 적극적이고 운항 개시까지 남은 일정이 빡빡하다. "자본금 1000억 원 규모로 밀양을 거점으로 경남도를 비롯한 영남권 5개 시·도 상공회의소, 항공사와 금융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겠다. 참여 주주 섭외와 MOU 체결, 출자회사 설립 등 행정 절차를 내년 7월까지 마무리하고, 항공운송사업 면허와 운항증명 교부를 내년 12월 중 완료해 연말 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 27일 기자회견 때 최만림 경남도 미래산업본부장이 밝힌 사업 타당성 근거가 있다. "국내에서 6개 저비용항공사가 운영되고 있다. 에어부산이 1131명 고용에 3779억 원, 진에어가 1050명 고용에 351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10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와 연간 2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김해국제공항과 주변 모습. /연합뉴스

부산 본사의 에어부산이 지난해 3779억 원의 매출(전년은 3509억 원)과 330억 원(전년 20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된다.

서울 본사의 진에어도 지난해 4612억 원(전년 3510억 원)의 매출과 296억 원(전년 16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문제는 두 회사가 각각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대주주 체제라는 것이다. 자본금과 영업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제주 본사의 제주항공은 회사 자체의 전통과 자본금(1295억 원), 영업력에 강점이 있다. 매출액(지난해 6080억 원)과 영업이익(514억 원)에서 앞서 두 회사를 앞선다.

군산 본사의 이스타항공은 사정이 다르다. 2015년 매출 2894억 원(전년 2700억 원), 영업이익 174억 원(전년 130억 원) 등으로 호전됐지만, 올해 감사보고서는 냉정하다.

'당기말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2690억 700만 원 초과했다. 이러한 사항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회사의 존속 여부는 차기 자금조달계획과 경영개선계획의 성패에 따라 결정되므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서울 본사의 티웨이항공은 매출액이 지난해 2668억 원(전년 2184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억 원(전년 78억 원)으로 줄었다.

포화상태에 이른 김해공항 여건상 항공기나 항공사 추가 수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포화상태인 김해공항 시설로는 당장 이·착륙 횟수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 항공사를 설립하더라도 김해공항 확장 전까지는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밝힌 김해공항 확장 개통은 2026년이다.

긍정적 요인도 있다. 최근 항공사별 국제선 점유율 흐름 상 저비용항공사 비중이 점차 높아진다. 한국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국제선 점유율에서 국내 대형 항공사(64.12%)와 외국항공사(33.58%)에 비해 저비용항공사(2.29%)가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대형(47.12%), 외항사(35.86%), 저비용항공사(18.14%) 수준으로 변화했다.

그렇다면, 도가 별도로 추진했다는 사업타당성 검토 내용은 뭘까.

류명현 도 국가산단추진단장은 이에 대해 "항공산업담당에서 지난 2개월 이상 검토를 했다. 부산지방항공청과 협의했고, 김해공항의 국내선·국제선 이·착륙 횟수 등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여건이 되느냐를 주로 알아봤다. 다른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이익 상황과 국토교통부 자문과정도 거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별도로 제공된 타당성 검토 자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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