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 창원 '만스이짱'

맛집 취재차 만난 음식점 대표 2명이 공통으로 추천한 맛집. 저녁때 술과 함께 맛볼 수 있는 일식 요리가 좋다고 했다. 비가 쏟아지던 지난주 창원 정우상가 뒤편 '만스이짱'을 찾았다. 아담한 가게는 초저녁부터 북적였다. 7∼8명 정도가 앉을 수 있을 법한 '다찌'(좌석 바)로 된 좌석은 꽉 찼다. 오후 6시 30분 영업을 시작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다 찬 셈이다. 사전에 연락은 했지만, 예약은 받지 않는다고 했다.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가, 가게 인근에서 간단한 요기를 한 후에야 자리가 난 것을 보고 앉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 피규어가 다찌 테이블 곳곳에 있다. 만화를 좋아하는 박민수(35) 대표를 위해 손님들이 가져다준 것이라고 했다. 자리에 앉으니 박 대표가 요리하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 생선에 칼질을 하고, 음식을 버무리고, 다시 설거지를 하며 혼자서 분주하다. 박 대표는 서울에서 10년 이상 일식 요리를 하다 고향인 창원으로 돌아와 지난 2014년 7월에 가게를 열었다고 했다.

바지락술찜.

오늘의 메뉴를 적어놓은 삐뚤삐뚤한 손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날짜를 적어두고 오늘 밤 메뉴로 바지락술찜, 직접 말린 꽁치포, 문어 유자 초회 또는 숙회, 전갱이 된장무침, 전갱이 사시미(생선회)가 적혀 있다. 일품 요리, 국물 요리 등의 고정 메뉴도 따로 있다. 종업원 없이 혼자서 하는 가게치고는 메뉴가 많다. "(요리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라고 했다.

무슨 메뉴를 선택할지 물으니, 덤덤하게 원하는 것을 고르라고 했다. 손님 대부분이 추천 메뉴를 알려줘도 결국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라고 했다. 보통 아침에 인근 상남시장에 가서 제철에 나는 생선, 채소를 골라서 음식을 준비한다고 했다. 그날 물 좋은 음식 재료를 오늘의 메뉴에 올린다는 것.

박민수 '만스이짱' 대표가 요리하는 모습.

전갱이로 만든 된장무침과 바지락술찜을 주문했다. 전갱이 된장무침은 회를 초고추장에 버무리는 것이 아니라, 일본 된장에 버무린다는 게 특징이다. 바로 앞에서 회를 뜬 전갱이에다 양배추, 된장을 넣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버무려냈다. 얇게 썬 파와 김을 맨 위에 올려 마무리했다. 일본 된장 특유의 단맛이 부드러운 회와 어우러졌다.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신선했다.

바지락술찜은 움푹 들어간 팬에 바지락을 깔아두고 청주를 잠길 정도로 넣고 끓여냈다. 일본에서는 '사케 무시(술을 찌다)'라고 불리는 메뉴라 했다. 다른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그저 바지락이 우려내는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살짝 청주 향이 느껴지면서, 봉골레 파스타 맛이 났다. 이 요리를 '면 없는 봉골레'라고 설명하는 이유가 있었다. 청주 자체에서 나는 감칠맛과 조개의 깊은맛이 뱄다.

에비마요.

두 요리를 맛본 후 튀김요리도 시켰다. '에비마요'다. 바다새우를 튀겨서 마요네즈와 섞었다. 조금 느끼했는데, 매콤한 두반장 소스에 버무린 샐러드와 함께 먹으니 괜찮았다. 자그마한 민물새우를 튀겨서 만든 '새우깡' 메뉴는 '새우깡' 스낵처럼 고소한 맛이 났다.

앞으로의 계획, 바람 등을 묻자, 박 대표는 "제가 맛있어하는 일식 요리를 오시는 손님들도 맛있게 드셨으면 한다. 계절마다 다양한 제철요리를 내놓고자 한다"고 전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전갱이 된장무침 1만 6000원 △바지락술찜 1만 6000원 △에비 마요 1만 5000원 △민물새우튀김(새우깡) 1만 원.

◇위치: 창원시 의창구 원이대로 579번길 10(용호동 73-58).

◇전화: 010-8559-0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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