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에서 접한 이순신…"독학·문화관광해설사 활동 등" 운명 바꾸며 새 꿈으로 자라

남해바래길 13코스 이순신호국길을 걷던 날, 누군가 그를 꼭 만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여 다음날 남해군 고현면 관음포에 있는 이순신영상관에서 그를 만났다. 마치 영상관에 있는 모든 자료가 머리에 담긴 듯 질문을 할 틈도 없이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의 말들은 이순신의 삶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크게 흠모하지 않으면 쉽게 공부하기 어려운 지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일러 '이순신의 애인'이라 스스럼없이 말하는 남해 사람, 서재심(53) 씨다.

"저는 남해서 태어나서 자랐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도 소풍을 이곳 관음포 이락사 주변으로 오고 그랬죠. 그래도 이순신은 잘 몰랐어요. 그냥 교과서에 나오니까 그런 사람이 있나 보다, 하는 정도였어요."

'이순신 전도사' 서재심 씨가 관음포 이순신영상관 자료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그러다가 그의 운명을 확 바꾼 일이 일어났다.

"36살 때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어요. 그 책으로 제 운명이 바뀌죠. 그때 정말 놀랐어요. 이순신이 남해에 이런 흔적을 남겼는데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구나, 아, 이순신 공부를 해야겠다 결심했어요. 그때부터 이순신 관련 책은 죄다 읽었어요."

서 씨는 이순신 공부를 하면서 지난 2006년부터 남해군 문화관광해설사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공부가 쌓이면서 그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보는 이마다 난중일기를 읽어보라, 그러면 삶이 바뀐다고 설파했다. 그야말로 이순신 전도사가 된 것이다.

그때부터 꿈에 이순신 장군 한번 보여달라고 간절히 기도한 지 15년 만인 지난 2014년 2월, 드디어 꿈에서 이순신 장군을 만났다. 그러고 나자 이곳저곳에서 이순신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남해 충렬사 앞에서.

"저는 주로 이순신 어록을 중심으로 강의를 해요. 태어나서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54년 삶이 바로 성인군자구나, 사서삼경도 좋지만 이순신 어록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으니까요."

요즘 서 씨는 서울을 오가며 명강사 양성 교육을 받고 있다. 앞으로 이순신 관련 강의를 더욱 알차게 하기 위해서다. 이순신 이외에도 '남해 12경', '운명을 바꾼 만남' 같은 주제로도 강의를 계속할 생각이다. 문화관광해설사 일은 이제 그만두었다. 하지만 누군가 부탁을 하면 휴일을 이용해 안내를 하기도 한다.

"이순신 장군 이야기잖아요. 듣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 해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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