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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사무에 짓눌린 지방자치, '2할 자치' 불과

[지방자치의 눈으로 본 홍준표 도정] 2부 홍준표 도정의 지방자치 (1) 사무 배분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6년 06월 27일 월요일

'지방자치의 눈으로 본 홍준표 도정 2부' 5편은 2012년 12월 20일에 시작된 홍준표 도정의 지방자치 기록이다. 사무 배분, 재정 분권, 자치조직권, 지방의회, 주민자치 등 5편으로 구성한다. 경남도정에 대한 기록을 왜 지방자치를 기준으로 하는지는 1부 3편(6월 7·13·20일 자 1·3면)에서 설명했다. 압축하면 지방자치만이 지역민이 살길이라는 전제에서 이 기획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관련 주장과 근거를 1부에서 다뤘다. 5편으로 구성된 2부 제목이 홍준표 도정의 지방자치 기록인 만큼 도청에서 준 자료를 최대한 싣겠다고 도 담당자에게 약속했다. 1편 사무 배분에 대해 자료를 제공해준 경남도청 행정과 지방자치계에 감사드린다.

◇사무 배분이 뭔가? =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려면 우선 일과 돈이 보장돼야 한다. 국가-시·도-시·군·구 사이에 적절한 업무 배분을 하는 것을 '사무 배분'이라 한다. 지방이 할 일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지방 공무원은 어떤 업무를 할까? 최낙범 경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총 사무 중 80%가 국가사무다. 나머지 20%가 지방사무인데, 그것도 국가나 기관에서 위임한 사무가 60%를 넘는다. 나머지가 자치사무"라고 했다. 사무 배분, 재정 분권 측면에서 우리나라 자치를 '2할 자치'라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2할도 안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2014년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에는 국가 사무, 시·도 사무, 시·군·구 사무 배분 기준으로 주민 접근성과 편익성, 사무처리 편의성을 제시했다. 이를 모두 합한 국가 총 사무 수는 4만 6005개였다. 지방자치발전위 역시 자치사무를 4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한국 지방자치의 현실과 개혁과제>에서 우리나라 사무 배분 현실을 전했다. "정부 사무와 지방 사무를 단순 비교해도 비대칭적 관계를 알 수 있다. 지방정부의 자치사무는 사실상 없다. 예를 들어 복지, 환경, 교육, 경찰·치안에 대한 업무를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지역 민방위와 소방에 관한 사무에 더해 방범·지역 치안에 관한 사무, 교통안전·단속에 관한 사무를 자치사무에 포함해야 한다."

사무 배분은 도대체 왜 안 될까?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소속 김수연 선임 연구위원은 "기관 위임사무는 국가 결정에 기초한 국가사무를 국가의 포괄적 감독하에서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처리하게 한다. 국가가 일을 통해 지방에 대한 강제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를 대신해 '법정 수임사무'를 도입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맡은 사무를 법령에 정해 그 비용은 국가에서 부담하도록 한다. 이 원리는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에도 같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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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사무 배분 정책 = 경남도는 2013년 이후 박근혜 정부의 지방자치 정책에 보조를 맞춰 왔다. 경남도청 지방자치계가 제공한 2014년 11월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 워크숍 자료에 사무 배분 기준이 제시됐다.

'국가사무는 지자체간 조정·통합·평가 사무, 국민 안전과 관련한 통일적 대응 업무, 국제협약, 국민 최저생활 보장 등 국민 기본권리와 관련한 사무, 국토이용 및 국가균형발전 기반구축 사무 등이다. 시·도 사무는 시·군·구간 조정 사무, 지방하천 수계관리·광역상수원 관리, 구제역검사·수질대기 오염 정도 등 전문성을 요하는 사무, 지방도로 건설 등 사무처리 효과가 광역단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무 등이다. 시·군·구 사무는 주거환경 개선사업, 경관계획 수립, 문화·관광분야 해설사 선발·관리 등 지역특성에 따른 업무, 어린이놀이시설 안전진단·의료기기 수리업 신고 폐업 등 시·군·구 한정 업무다.'

2013년 10월 기준 4만 6005개 국가 총 사무에 대한 단위사무 재배분 조사표 작성, 2014년 9월까지 지방 이양 2143건, 국가 환원 254건 등 추진 경과보고와 함께 기관 위임사무 폐지 및 국가사무·자치사무 이분화를 법정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지방이양 업무는 인·허가와 승인 등 대국민 사업이 많았고, 공공질서, 외교·국방분야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당시 워크숍에서는 '지방일괄이양법' 제정을 통한 단계별 이양 방안이 제시됐지만 지금까지 제정되지 못했다.

도 지방자치계는 이와 함께 2013년 이후 지금까지 도→시·군 위임업무를 소개했다. 도가 시·군에 위임한 업무가 111건, 국가에서 받아 시·군에 재위임한 업무는 55건이다. 지방자치법 제104조(사무의 위임 등)에 따른 조치였다.

대표적으로 2013년 3월 사회복지법인 정관변경 인가, 농업기반시설 등록에 관한 사항, 농수산물 안전성 조사 결과 조치·통보 업무 등이 광역 지자체로 이양됐다. 2013년 8월 국가가 광역에 이양한 뒤 시·군에 재위임된 업무로는 승강기 유지관리업 등록, 폐기물처리업 허가·변경, 대기환경 규제지역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시설 설치·변경신고 등이다.

2014년 6월 26일에는 경남도 사무위임 조례 및 규칙 일부 개정안이 공고됐다. 행정재산 실태조사 및 사용·수익허가, 축산물가공처리 관련, 건설폐기물 관련 위임사무 신설·변경사항이 포함됐다. 2015년 7월 30일에는 경남도 사무위임 조례·규칙 일부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수질 관련업무 12건이 시·도지사에서 지방 환경관서 장으로 이관되면서 시·군 위임 삭제, 산지관리 업무·도시공원조성계획업무·도시주거환경정비업무 위임사무 신설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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