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관광 '윈윈'…부동산 사업 전락 위험도

경남 창원시가 '한류 관광'을 앞세워 SM엔터테인먼트를 끌어들였다. 이른바 'SM타운' 조성 계획이다.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EXO 등 대표 한류 스타 소속사가 나선다. 창원시가 유명 연예인의 중요한 활동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기대는 스타와 함께 움직이는 국내외 팬의 소비력까지 이어진다.

SM타운에 눈길이 쏠렸지만 이 사업에서 또 다른 축은 '주상복합사업'이다. 면적 2만 3986㎡인 시유지(의창구 팔룡동)에서 SM타운 몫은 3580㎡이다. 나머지 2만 406㎡가 주상복합사업 구역이다.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돼야 SM타운을 발판 삼은 '한류 관광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최선…SM타운 중심 '한류 관광 블록' 형성 = 지난 21일 문화복합타운 조성 계획을 발표한 안상수 창원시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국내 최고 연예기획사를 '보증 수표'로 삼았다. 최고 수준으로 행정 지원을 약속했고 그만한 투자를 받기로 했다. 과감한 행정이 가능한 배경은 시유지다. 창원시는 시유지를 활용하면서 예산을 따로 들이지 않아도 되는 사업 구조를 만들었다. 

창원시, SM과 더불어 눈여겨봐야 할 사업 주체는 '리얼티플러스 컨소시엄'이다. SM타운 건립을 맡을 시행사로 현재 창원시와 우선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주상복합사업 주체이기도 하다. 창원시는 시유지 2만 406㎡를 컨소시엄에 약 510억 원을 받고 팔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주상복합사업 수익으로 SM타운과 공영주차장(팔룡동 종합버스터미널 내)을 지어 창원시에 넘긴다. 즉 SM타운(804억 원)과 공영주차장(206억 원) 건설은 '분양 수익'이 뒷받침돼야 한다.

SM타운 예정지인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35-2번지 일대. /김구연 기자 sajin@

주상복합사업에서 SM타운·공영주차장 건설까지 무난하게 진행된 이후에는 SM엔터테인먼트 역량에 기대야 한다. 소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안 시장은 "이수만 대표가 SM타운을 거점으로 세계적인 콘텐츠 유통 모델을 만들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창원시가 적극적이고 과감한 지원을 약속해 이번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된다면 창원시가 기대하는 결과물은 쉽게 그릴 수 있다. SM타운이 국내외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구심점이 된다. 종합버스터미널과 SM타운 사이 새로운 상업지구가 형성된다. 창원시는 현재 시유지에 조성한 이 공간에 '한류 관광'을 입혀 차별화에 나선다. 지금까지 없었던 창원 관광 기반 창출이다.

◇최악…주상복합사업 부진으로 연쇄 침체 = SM타운 포장이 아무리 화려해도 이 사업에서 몸통은 '주상복합사업'이라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 시유지에서 SM타운이 차지하는 면적은 15% 정도다. 85%에 해당하는 주상복합사업 분양 수익 중 일부가 SM타운과 공영주차장 건립 비용에 쓰인다. 주상복합사업이 부진하면 사업 진행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분양 사업에서 변수는 언제든지 발생한다. 투자자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거나 분양 실적이 저조하면 곧 자금 압박에 시달린다. 창원시가 컨소시엄 구성에 SM엔터테인먼트와 국내 시공순위 10위권 내 건설사 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도 이 같은 변수를 최대한 억제하는 장치다.

시장 변수 때문에 사업 진행이 더뎌지면 SM엔터테인먼트를 붙들 명분도 약해진다. SM 처지에서 콘텐츠는 모든 조건이 갖춰졌을 때 공급해주는 것이지, 콘텐츠를 공급하겠다고 기반시설을 스스로 책임지고 만들 이유가 없다. 창원시 사정 때문에 기회비용을 희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주상복합사업 부진은 SM과 결속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곧 '창원문화복합타운' 조성 사업이 선 굵은 '관광 전략'에서 겉만 그럴듯한 '부동산 사업'으로 뒤바뀌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2개월 동안 진행하는 컨소시엄과 협상에서 이 위험 수준을 낮추는 게 창원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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