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어디가?]

◇감독·선수 모두 '이야기 보따리'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 더그아웃 풍경은 어떨까요?

지난 22일 NC와 한화의 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마산구장 더그아웃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바로 김경문 NC 감독과 취재진인데요.

이들은 추적추적 그라운드를 적시는 장맛비를 바라보며 한창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보통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 시작 2~3시간 전에 취재진은 더그아웃에 진입(?)합니다.

감독을 만나 전날 경기에 대한 평이나 당일 경기와 관련된 사안들을 듣기 위해섭니다. 이 자리에서 기사 소스가 나올 때가 잦은데요.

보통 취재진은 전날 활약한 선수에 대한 감독의 평가를 듣거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선수의 근황에 대해 묻곤 합니다.

하지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감독과의 대화는 짧게 그치곤 합니다.

그러면 비가 내리는 날은 어떨까요? 이런 날도 기본적으로는 평소와 다름없는 질문이 쏟아지는데요. 조금 다른 게 있다면 경기 외에 일상적인 잡담도 오간다는 점입니다.

이날도 김 감독은 추억 보따리를 한 아름 기자들에게 풀어놓았습니다. 특히 전날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 사태가 일어나서인지 김 감독은 현역시절 비슷한 경험을 얘기했는데요. 1980년대에는 그라운드 분위기가 더 살벌했다고 합니다. 주자가 슬라이딩을 할 때도 수비수 몸을 향해 다리를 치켜들며 미끄러지는 등 거의 전쟁 수준이었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메이저리그 경기를 항상 챙겨보는 김 감독은 기자들과 메이저리그에 도전 중인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김 감독이 더그아웃을 벗어나면 다음 차례는 선수들입니다. 실내연습장에서 연습을 마친 선수들이 비가 계속 내리는지 확인하러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내면 여지없이 기자들에게 소환되는데요. 이런 날에는 선수들도 야구 외에 가족 이야기 등 속 깊은 얘기를 하거나 즉석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비 내리는 날 야구장 더그아웃은 치열한 승부의 현장이 아닌 '정겨운 사랑방'으로 바뀔 때가 잦답니다. 이게 바로 경기가 취소된 날에도 풍성한 야구 관련 기사가 나오는 이유랍니다.

/일러스트 서동진 기자 sdj1976@idomin.com

◇김경문-김성근 '연승 브레이크'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가 거침없는 15연승을 내달리며 16연승에 도전했지만 안타깝게도 김성근 감독의 한화에 2-8로 무릎을 꿇으며 연승 행진을 마쳤습니다. 팬 여러분도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였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올 시즌 NC의 연승을 한화가 번번이 가로막았다는 사실 아시나요? 지난 5월 11일 경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NC는 4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 6-3 승리 이후 8경기를 내리 승리하며 기존 팀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전날 내린 비로 경기가 취소돼 분위기가 흐트러진 탓인지 이날 NC는 한화에 5-6으로 패하며 아쉽게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데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도 두산 사령탑 시절, 당시 김성근 감독이 이끈 SK의 연승을 저지한 경험이 있는데요. SK는 2009년 8월 25일 두산전부터 2010년 3월 30일 LG전까지 두 시즌에 걸쳐 무려 22연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KBO 역대 팀 최다 연승 1위 기록입니다. 당시 SK는 4월 2일 두산을 상대로 23연승에 도전했는데요. 김경문 감독의 두산은 SK를 10-3으로 대파하며 연승 기록을 부러뜨렸습니다.

김경문과 김성근, 라이벌인 두 감독의 '연승 브레이크' 인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흥미롭습니다.

◇되찾아간 기탁금 5000만 원

○…경남축구협회장 선거가 김상석 회장의 완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김상석 전 경남축구협회장과 이명국 경남FC 이사 간의 2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과연 두 명의 후보가 모두 기탁금 5000만 원을 받아갈 수 있을지도 흥미를 끌었는데요.

경남축구협회 선관위는 20% 이상을 득표하지 않은 후보에 대해선 기탁금 전액을 협회에 귀속하도록 단서 조항을 만들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현직 프리미엄에다 지난 3년간 현장 곳곳을 누빈 김상석 회장이 우세하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과연 이명국 후보가 기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인 20% 획득을 할까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이날 투표에서는 21명의 대의원 가운데 20명이 투표에 참가했습니다. 선관위 위원장은 "출석 인원이 20명이라 기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20% 이상은 4표"라고 말했는데요.

투표 결과 이 후보는 5표를 받아 거액의 기탁금 500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선거는 끝이 났지만 경선으로 치러진 탓에 다소 후유증도 예상이 되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선거 직후 이어진 대의원총회에서는 "집행부 구성에 화합적인 측면도 고려해달라"는 대의원들의 주문도 있었습니다.

선거 기간 강조했던 축구인의 화합이라는 공약이 임기 내내 지켜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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