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해양신도시 공공용도 개발 약속파기…침묵하는 책임자들 잘못 방관해선 안 돼

2010년 마산+창원+진해가 통합 창원시가 되면서 첫 시장으로 박완수 후보가 선출됐다. 마산 앞바다 매립지 막개발에 적극적이던 황철곤 당시 마산시장을 물리치고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박 후보는 선거에서 '마산해양신도시 개발 재검토'를 공약했다. 당선 직후인 그해 9월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 추진방향 조정위원회도 발족했다. 2012년 7월 <경남도민일보>와 만나서는 "공동주택과 대형 상업시설을 배제했다. (공공시설물의) 용도 문제가 남았는데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2014년 임기를 마친 박 시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1년 남짓 지내더니 이번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창원의창 선거구 후보로 나와 당선되었다.

2011년 10월 15일 마산합포구청에서 '마산해양신도시 개발계획 관련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창원시 해양개발사업소 당시 소장이 "아파트·상업시설은 짓지 않겠다"고 못박아 말한 자리였다. 마산합포가 지역구인 이주영 국회의원이 마련한 토론회였다. 이 의원은 이후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들이세우는 데 반대하는 발언을 꾸준히 해왔고 2014년 3~12월에는 마산 앞바다에 매립지를 만드는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지냈다. 이번 총선 토론회에서도 이 의원은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공천으로 당선된 안상수 창원시장도 2년 동안은 이런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더니 올 3월 갑자기 바꾸었다. 표변 과정이 거의 야바위 수준이어서 원래 패가 무엇이었는지 종잡지 못할 정도였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부영주택은 아파트 3928가구와 오피스텔 1863실을 짓는 계획을 제출했다. 방침과 전혀 맞지 않는데도 창원시는 반려하거나 탈락시키지 않았다. 대신 '너무 지나치니까 아파트는 2500가구 정도만 오피스텔도 1500실 정도만 지을래?', 냉큼 받아들일 수준으로 스스로 고쳐 내놓았다. 부영이 할 일을 행정이 대신 해준 꼴이다.

이렇게 지금껏 지켜져 온 '아파트·상업시설 없는 공공용도 개발'이라는 방침이 사라졌는데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사과하는 사람조차 하나 없다. 여태 정책 결정 당사자 역할을 해 온 박완수·이주영 두 의원도 아무 소리가 없다. 거의 '용각산' 수준이다. 자기가 추진한 정책 방향이 감쪽같이 꺾어졌는데도 이렇다. 미리 배짱을 맞추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이로써 박·이 두 의원 또한 이번 야바위의 숨은 주역이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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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창원시는 다른 지역에서 인구가 유입될 개연성이 크지 않다. 마산해양신도시에 아파트 2500가구와 오피스텔 1500실이 들어서면 거기 살 사람 대부분은 창원의 다른 지역에서 옮겨오는 셈이다. 그러잖아도 텅텅 비어가는 창원 다른 지역이 더욱 빠르게 공동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역 매체는 왜 제대로 소리가 없을까? 건망증 탓일까, 떡고물 탓일까? 어린아이 돌보는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 방관도 때로는 학대가 된다. 가난하고 힘없고 소외된 지역 주민들이 딱 그런 어린아이 짝이다.

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출판국에서]아무도 안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비춰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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