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장님]합천군 적중면 양림마을 이종철 이장

경남 합천군 적중면 양림마을 이종철(53) 이장은 아침 5시에 눈을 뜨면 '양림마을 이장'이라고 적힌 초록색 모자에 태극기 문양의 머플러를 하고 오토바이로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아침 일찍 필요한 일을 해야 낮 동안에 면사무소와 읍내 보훈회관을 둘러보고, 때때로 자연환경해설사 활동을 한 후 저녁에는 풍물연습과 강습 등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적중면 양림마을에서 태어나 초계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부산으로 나간 이 이장은 부산에서 25년간 운영해 오던 미용실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귀농한 지 5년 차가 됐다.

귀농한 후 마을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고, 함께 귀농한 아내 위인옥 씨와 오지마을과 장애인시설 등에서 미용봉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주민과 어울리게 됐다. 이런 타고난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인정받아 2013년 양림마을 이장으로 선출됐다.

양림마을은 적중면에서 단일마을로는 세 번째 큰 마을로 현재 101가구에 188명의 주민이 산다. 특히 전통문화가 잘 보존돼 있고 마을 주민 간 유대감이 돈독해 모범적인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살기 좋은 마을로 손꼽힌다.

경남 합천군 적중면 양림마을 이종철 이장. 이 이장은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귀농한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장으로 선출된 후에는 마을 공동생활홈을 운영하면서 마을 어르신들의 여가와 복지에 적극적으로 힘을 써 왔다.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사업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2015년에는 '100세 생생경로당사업'에 선정돼 꽃꽂이, 종이접기, 영화상영 등 지역 맞춤형 복지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올해는 성인문해교실, 노래교실, 체조교실 등을 운영해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양림마을은 2016년도 창조마을(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비 10억 원을 확보했다.

이 사업비로 유과·강정체험관 건립과 마을환경정비사업을 할 계획이다. 이 이장은 체험관 건립과 마을정비가 완료되면 체험객 방문으로 마을이 활성화하고, 주민 소득창출에 크게 이바지하게 되는 등 대표적인 모범마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이장은 2013년 3월 귀농·귀촌자 모임인 '적중면 귀우회'를 결성, 현재 총무로 활동하면서 각종 영농정보는 물론 인적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풍물놀이 중인 이종철 이장.

이는 자신이 귀농해 어렵고 힘들었던 점들을 다른 귀농·귀촌인들이 겪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정착해 생활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30여 명의 회원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2014년 2월에는 지역 풍물복원에 앞장서겠다는 일념으로 '적중면 풍물놀이패'를 결성했고, 지금도 단장을 맡아 매주 2회 회원들과 복지회관에 모여 풍물연습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익힌 풍물은 매년 노인의 날과 면민 체육대회, 대야문화제 등 각종 행사에서 꾸준히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적중초등학생에게는 풍물선생님을 자청해 틈틈이 무료로 농악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발전에 대한 열정과 능력을 인정받아 적중면이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된 2015년에는 면민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는 적중면을 만들고자 주변 어려운 이웃들을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적중면이장협의회 불우이웃돕기 공동기금'을 조성했다.

공동기금은 농약병, 헌옷 등 폐자원을 수거해 자원재생공사에 팔아 생긴 수익금으로 마련했는데 매년 연말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 이장은 합천군의 자연환경 보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합천군 민간환경감시원으로 위촉받아 쓰레기 불법소각과 투기예방 등 환경보호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정양늪' 자연환경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어린이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합천을 알리는 데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 이장은 합천군풍물연합회 사무국장과 합천군친환경농업연구회 사무국장, 상이군경회 합천군지회 사무장을 맡는 등 전통문화 계승과 친환경 농업발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지역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이 이장은 "어려운 결심 끝에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귀농한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내가 마을 주민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하루하루 삶이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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