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가덕도 아닌 '제3의 안'김해공항 확장…갈등 일단락 지역 정치권 당혹·불만 뒤섞여

결국 '백지화'였다.

국토교통부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1일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통해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영남권 신공항 입지로 유력하게 거론되어 온 '밀양'도 '가덕도'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방안이 도출되면서 10년 넘게 끌어온 '밀양이냐 가덕도냐'는 다툼은 일단락됐다. 2011년 3월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한 이후, 5년 만에 가까스로 이끌어낸 결론이다.

대구·경북과 부산지역 정치권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소모적인 논란만 부추겨 놓은 채 제3의 안을 제시한 탓인지, 두 지역 정치권은 일제히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프랑스 용역팀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을 국토부 공무원들은 내놓을 수 없었던 것인지 의문스럽다(더불어민주당)"고 꼬집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정부로서는 영남권 신공항 입지로 선정함으로써 나타날 정치적 후폭풍에서는 일단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공용브리핑룸에서 열린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에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 엔지니어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호인 국토부장관은 "정부는 이번 용역 결과가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된 합리적인 결론이라고 평가한다"며 "이번에 제시된 김해공항 확장 방안은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 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어서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고, 정치권 논쟁 역시 치열했던 만큼 이번 용역 결과의 공정성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강 장관은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가진 ADPi가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오직 전문성에 기초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내린, 최적의 결론"이라며 "그간 신공항 유치 경쟁 과정에서 일부 갈등과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입지평가 결과가 나온 만큼 용역 진행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민주의식과 합의정신을 발표 이후에도 끝까지 존중하여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평가 결과를 수용하여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안에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내년 중에 공항개발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등 후속 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 정치권의 반응과 별개로 이날 새누리당은 "소모적 논란과 갈등을 상생으로 승화시켜 김해공항이 세계 명품 공항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갈등의 최소화와 경제성 등을 고려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의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민생과 국가 미래를 생각한다면 너무도 당연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엄용수 의원은 "정부가 그동안 수차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거나 연기하지 않고 밀양 또는 가덕도 중 한 곳을 택일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다시 백지화한 정부의 발표에 대단히 실망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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