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가덕도 이번 주 판가름, 지역·정당별 대결구도 첨예…후폭풍 예상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태풍 전야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번 주 안에 신공항 용역 결과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역별·정당별 위치에 따른 정치인의 움직임 역시 분주해지고 있다. 고요한 듯하면서도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으며, '신공항발 정계 개편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부산지역 정치권은 "(만약 가덕도가 되지 않는다면)모든 걸 동원해 결과를 바로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대구·경북과 경남의 밀양권 국회의원은 "어떤 결과든 따르겠다"며 '부자 몸조심'을 하는 모양새다. 또한 정의당은 밀양이든 가덕도든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며 정치 논리에 따른 무리한 신공항 추진은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직을 건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치적 목적이 배제되고 합리적으로 한다면 가덕도가 최종 입지로 결정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신공항…입술이 바짝 마르네!


이번 주 안에 신공항 용역 결과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역·정당별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20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천동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 관계자가 대정부 건의문을 낭독하기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서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나름의 '배수진'을 친 것이다. 서 시장은 "편협한 억지 논리와 단편적인 백지화 주장은 이제 멈춰야 한다"며 "무책임한 정치 공세로 '비행기가 산으로 가는 일'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역설했다. 서 시장의 기자회견에는 부산지역 김세연(새누리당·금정) 의원과 배덕광(새누리당·해운대 을) 의원이 배석해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전재수(부산 북구 강서 갑) 의원 역시 "고정장애물 평가항목에 따르면 가덕도가 밀양보다 3.5배 더 높은데 갑자기 고정장애물 평가 항목이 없어졌다"며 정치 논리 개입 가능성을 질타했다.

반면 대구·경북과 경남지역 정치인은 말을 아끼고 있다. 정태옥(새누리당·대구 북구 갑)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부산 쪽에서) 불리하니까 지역감정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인 엄용수 의원은 "정부가 공정하게 결정할 것이라 믿고 있고, 밀양을 지지하는 측은 정부의 방침을 따른다는 기본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지역 의원은 신공항과 관련해 더더욱 말을 아끼고 있다. 김해와 거제 등에서는 밀양보다 가덕도를 지지하고 있고, 창원지역은 가타부타 적극적으로 견해를 밝히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다.

밀양과 가덕도를 둘러싸고 정치권 대결 구도가 첨예해지는 가운데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영남권 신공항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심 대표는 "가덕도와 밀양 어디로 결정되든지 환경적·재정적 재앙은 불가피하다"며 "두 곳 모두 불리한 자연조건으로 인해 대규모 토건사업과 환경 파괴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심 대표는 "지금 여야를 불문하고 지역 정치권은 국책사업이 거대한 로또판인 양 지역 주민을 자극하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신공항 건설로 말미암은 경기 부양은 반짝 효과에 머무를 것이고, 그마저도 개발 수익 대부분은 지역 주민이 아니라 토건 재벌의 호주머니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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